‘10·15 부동산 대책’ 시행에도 불구하고 분양시장은 식지 않고 있다. 규제 강화로 대출이 어려워졌지만, 자금 여력이 충분한 수요자들이 새 아파트 청약에 대거 몰리면서 인기지역을 중심으로 경쟁률이 치솟고 있다.
13일 청약홈 자료에 따르면, 지난 11일 성남 분당구에서 분양한 ‘더샵 분당티에르원’은 47가구 모집에 4721명이 신청해 평균 경쟁률 100대 1을 기록했다.
포스코이앤씨가 시공한 이 단지는 분당 정자동 느티마을 3단지를 리모델링한 단지로, 10·15 대책 이전 분양 승인을 받아 실거주 의무나 재당첨 제한이 없는는 곳이다.
분양가는 인근 시세보다 다소 높지만 경쟁에는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전용 84㎡ 최고 분양가는 26억 8400만 원으로, 인근 ‘상록마을(우성)1차’ 84.97㎡가 최근 22억 5000만~24억 원에 거래된 것보다 높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의 ‘반포 래미안 트리니원’도 청약 흥행을 이어갔다. 230가구 모집에 5만 4631명이 몰리며 평균 237.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분양가는 전용 59㎡ 21억 3100만 원, 전용 84㎡ 27억 4900만 원 수준으로 고가임에도 불구하고, 인근 ‘래미안 원베일리’ 실거래가(50억~70억 원)보다 20억~30억 원 낮아 ‘프리미엄 신축’ 효과가 부각됐다.
두 단지 모두 10·15 대책 이후 규제지역 내 공급 단지로, 대출 한도는 최대 4억 원(15억~25억 원), 2억원(25억 원 초과)에 그친다. 따라서 실수요자들은 20억 원 이상 현금을 보유해야 청약이 가능한 구조다.
이처럼 청약 열기가 쉽게 식지 않는 이유는 ‘신축 프리미엄’에 대한 기대감과 자산가 중심의 실수요 이동 때문이다. 시장 전반이 규제 강화로 위축된 가운데서도, 새 아파트는 희소성이 높아 향후 가치 상승 여력이 크다는 인식이 확산돼 있다. 실제로 현금 여력이 충분한 수요자들은 대출 규제의 영향을 받지 않기 때문에, 시세 차익과 주거 품질을 동시에 노릴 수 있는 새 단지 청약에 적극적으로 뛰어드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시장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자금력 있는 실수요층은 오히려 움직인다”며 “이들이 이끄는 ‘선별적 청약 열풍’이 당분간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 경기신문 = 오다경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