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팅! 수능 대박!"
13일 오전 7시,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지는 수원 효원고등학교(경기도교육청 제30지구 제17시험장) 앞. 차가운 공기 속에서도 긴장과 설렘이 교차했다. 교문 앞에는 수험생을 배웅하는 가족, 취재진, 경찰, 지역 인사들이 모여 숨 막히는 듯한 아침 공기를 함께 삼켰다.
입실 시간에 늦지 않으려는 수험생들은 빠른 걸음으로 정문을 향했다. 교문 앞에는 “수능 대박!”, “파이팅! 잘 할 수 있다!”는 응원 구호가 연달아 터져 나왔다. 경찰과 취재진, 응원 온 국회의원 보좌관까지 한목소리였다. 학생들이 지나가자 뜨거운 박수 소리도 이어졌다.
수험생들의 표정은 생각보다 담담했다. 떨림보다는 결의가 묻어 있었다. 한 남학생은 반바지 차림으로 등장해 “많이 긴장되지만 편안하게 보려 한다. 아는 건 맞추고 모르는 건 넘길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옆에 있던 또 다른 학생은 “상상만 하던 수능이 진짜 다가오니까 실감이 난다. 오늘은 정말 열심히 볼 것”이라며 씩씩하게 웃었다.
시험장 밖에서는 학부모들이 발걸음을 쉽게 떼지 못했다. 한 어머니는 손에 아들의 증명사진을 꼭 쥔 채 기도하듯 입술을 달싹였다. “잘 하고 와”라며 아들을 끌어안는 순간, 그의 눈가가 젖었다.
손에 아들의 증명사진을 쥐며 응원하던 학부모는 “허하기도 하고 긴장도 되지만, 오늘은 그저 아이가 평소처럼만 했으면 좋겠다”며 미소를 지었다.
수원 동원동우고등학교(제30지구 제18시험장) 앞 풍경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교문 앞에서 한 군인 아버지는 수험생 아들과 어깨동무를 하며 인증샷을 남겼다. “화이팅!” 짧고 묵직한 한마디 뒤로, 아들이 교문을 들어서는 모습을 아버지는 말없이 오래 바라봤다.
재수생 강모 군은 “작년에 한 번 해봐서 익숙하기도 하지만 여전히 떨린다. 그래도 이번엔 꼭 실력 발휘하고 싶다”며 교문으로 향했다.
쌍둥이 자녀를 둔 어머니는 “한 명이 재수 중이라 더 안쓰럽다. 오늘만큼은 제발 좋은 결과가 있었으면 좋겠다”며 끝내 눈시울을 붉혔다. 그녀는 시험장 앞에서 1시간 넘게 자리를 지키다 조용히 돌아섰다.
곳곳에서는 긴급 상황도 이어졌다. 경찰차와 해병대 전우회 차량이 ‘지각 위기’에 놓인 학생들을 태우고 도착했고, 차에서 내린 학생들이 전력으로 교문을 향해 뛰었다. “빨리! 빨리!”라는 외침이 뒤따랐다.
오전 8시 30분, 시험장 문이 닫혔다. 교문 밖은 이내 정적이 내려앉았다. 누군가는 손을 모으고, 누군가는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긴장과 기대, 수년의 노력이 교실 안으로 들어갔다.
[ 경기신문 = 안규용·장진·방승민 기자·황민 인턴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