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서울 전역과 경기 주요 지역을 규제지역으로 묶은 ‘10·15 대책’을 시행한 뒤, 상대적으로 규제를 피한 일부 경기 지역에서 가격이 빠르게 움직이며 이른바 ‘풍선효과’가 감지되고 있다. 서울 접근성과 직주(직장·주거) 근접성이 뛰어난 지역을 중심으로 수요가 몰리며 가격 상승폭이 확대되는 모습이다.
17일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10·15 대책에 따른 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이 모두 시행된 10월 마지막 주(10월 27일 기준) 이후 일부 경기 비규제지역은 뚜렷한 상승세를 보였다.
가장 먼저 두드러진 곳은 경기 남부의 화성시다. 화성은 10월 마지막 주 상승률이 0.13%로 직전 주 ‘보합’에서 크게 뛰었고, 11월 첫째 주에는 0.26%로 상승폭이 확대됐다. 11월 둘째 주(10일 기준)에도 0.25% 상승률을 기록하며 꾸준한 오름세를 이어갔다.
서울 동부권과 맞닿은 구리시 역시 비슷한 흐름이다. 구리는 10월 마지막 주 0.18%의 상승률을 보이며 직전 주보다 0.08%포인트 커졌고, 11월 첫째 주에는 무려 0.52%로 급등했다. 둘째 주에는 상승폭이 0.33%로 줄었지만, 여전히 경기 비규제지역 중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규제지역인 용인 수지구와 인접한 용인 기흥구도 상승 흐름을 타고 있다. 최근 3주간 상승률은 0.05% → 0.21% → 0.30%로 꾸준히 확대됐다.
수원 4개 구 중 유일한 비규제지역인 권선구 역시 0.08% → 0.13% → 0.21%로 오름폭이 커지며 규제를 피한 수요를 흡수하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이 지역들이 공통적으로 서울 접근성과 직장 밀집지역과의 근접성이 뛰어나다는 점을 핵심 원인으로 꼽는다.
화성 동탄은 GTX-A를 이용하면 수서까지 단번에 이동 가능하며, 삼성전자 등 경기 남부권 대기업 접근성도 뛰어나다는 평가다. 구리시는 서울 중랑구와 맞닿아 있고, 경의중앙선과 지하철 8호선을 통해 서울 강북·강남까지 이동이 가능하다. 도로교통망을 이용한 서울 진입도 편리하다.
수원 권선구는 수인분당선을 이용해 분당 업무지구와 강남권으로 접근할 수 있고, 용인 기흥구는 분당 배후에 위치해 있으며 반도체 공장 등 산업시설이 밀집해 직주 근접성이 높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서울 도심으로의 이동 시간이 짧고, 대규모 산업·업무지구와 인접한 지역은 규제 여부와 관계없이 기본 수요가 탄탄하다”며 “풍선효과가 나타나는 지역 대부분이 이런 구조적 장점을 갖고 있어 규제 이후에도 매수세가 빠르게 유입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최근 주택 수요가 투자보다 실수요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비규제지역이라 하더라도 과거처럼 대규모 풍선효과로 번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신중론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시장 분위기는 단기 차익을 노리는 투자 수요보다 실수요 비중이 훨씬 높아졌다”며 “비규제지역의 일부 상승은 ‘선별적 이동’에 가깝지, 시장 전반으로 퍼지는 풍선효과로 보기엔 아직 한계가 있다”고 강조했다.
[ 경기신문 = 오다경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