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을 찾는 가족들이 늘고 있다. 단순한 체류형 캠핑이 아닌 건강을 회복하는 게 목적이거나 정신적·정서적 안정, 교육적 이점 등을 위해서다. 대표적인 체류 환경으로는 농어촌이 꼽힌다. 이곳에서 느낄 수 있는 자연을 통해 심리적·정서적 안정을 회복거나 아동들에겐 오감을 자극, 창의성과 집중력 향상 등에 효과를 보고 있다. 인천시교육청 농어촌유학 프로그램 ‘말랑갯티학교’가 부각되는 이유도 바로 이런 점을 착안해 구체화됐기 때문이다. 경기신문은 교육과 힐링 환경을 동시에 잡아낸 시교육청의 체계화된 농어촌유학 환경을 살펴봤다. <편집자주>
인천시교육청이 설계한 말랑겟티 학교는 도시에 거주하는 학생이 가족과 함께 농어촌 학교로 전학해 지역의 자연환경과 공동체 문화 등을 경험하교 교육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인천에서는 자연 친화 공간으로 꼽히는 강화군과 옹진군 일대 학교에서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다.
애초에 말랑갯티란 단어도 이들 지역을 통해 형성됐다. 강화지역 대표 시인인 함민복의 시 ‘뻘’에서 갯벌을 ‘말랑말랑한 흙, 말랑말랑한 힘’이라 표현한 ‘말랑’이란 단어를 착안했다. 또 서해안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독특한 자연 경관인 ‘바닷물이 드나드는 해안선 둘레의 땅’을 의미하는 ‘갯티’를 통해 옹진군 섬의 특징을 담았다.
이에 말랑갯티학교는 강화와 옹진 지역의 자연에서 배우고 자라며, 도시와 농어촌의 활발한 교류를 지향하는 시교육청의 농어촌육학 비전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인천시민들의 호응도는 상당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시교육청은 지난해 강화와 옹진 지역에서 5박 6일간 농어촌유학을 시범 운영한 결과 참여 가족들로부터 받은 만족도는 91%에 달했다. 이에 시교육청은 올해부터 농어촌유학 프로그램을 본격 운영하기 시작했다.
구체화된 사업에서 6개월 이상 장기 체류형으로 1학기 22가구 37명의 초·중학생이 참여했으며, 2학기에는 이들 가구 중 1가구를 제외한 21가구 가족이 체류 연장을 신청했다. 지난 9월부터는 3가구가 추가 모집돼 현재 24가구가 참여하고 있다.
1학기 운영을 마치고 이뤄진 설문조사 결과에선 유학생과 유학생 학부모 만족도는 90.8%, 현지 재학생과 재학생 학부모 만족도는 84.6%로 각각 나타났다. 특히 유학생 학부모는 개별적으로 93.6%로 높은 만족도를 보였다.
장기가 아닌 단기 체류형 프로그램은 더욱 호응도가 높았다. 지난 7월부터 지난달까지 진행된 이 프로그램은 장기 체류형 참여 전 학생과 학부모에게 사전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목적으로 이뤄졌는데 학부모는 학생의 성장과 배움에 도움이 된다는 의견을 97.5%로 평가했다.
이와 함께 장기 체류형에 대한 호기심이 생김에 대한 의견은 60%로 나타났고, 체류형에 대한 고려 요인으로는 맞춤형 수업 등 작은 학교 장점(51.4%), 특화프로그램 만족(32.4%), 생태·자연 환경(16.2%) 순으로 구분됐다.
시교육청 농어촌유학 프로그램 말랑갯티의 인기가 상승하는 이유는 여러가지로 분석된다. 우선 학습 공간인 강화와 옹진군은 농어촌 지역에도 불구하고 서울과 경기도로의 접근이 1시간 안팎으로 쉽고 빠르다. 사통팔달 이동이 쉬어 심적인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여기에다 강화군은 지붕 없는 박물관이라 불릴 정도로 선사시대부터 근대까지의 역사·문화 유산이 풍부하고 옹진군 역시 아름다운 섬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어 지질과 바다 생태계를 생생히 탐구할 수 있다.
시교육청만의 체계회된 농어촌유학 프로그램도 관심이다. 시교육청 교육 트랜드인 ‘읽걷쓰(일기·걷기·쓰기)’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특색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어서다. 농어촌 교육의 특별함을 강조하는 학습자중심 교육과 지역 자원과 연계한 장소기반교육, 현장을 직접 관찰하고 조사하는 개념기반탐구학습을 적용하도록 학교 밖 프로그램을 구성해 운영하고 있다.
지역사회와 농어촌유학생 학부모가 서로 연결될 수 있도록 조성한 커뮤니티도 인기 상승의 원인으로 꼽힌다. 농어촌유학의 최종 목표는 정주가 목적이지만 이는 지역사회에서 환대를 받을 때에만 가능하다. 이에 시교육청은 농어촌유학생 학부모와 농어촌유학생 학부모의 소통의 폭을 넓혀 서로가 상생할 수 있도록 하는 환경을 이끌어가고 있다.
시교육청은 말랑갯티학교의 호응이 높게 나타나자 내년도 사업은 올해보다 대폭 확대해 운영하기로 했다. 교육이 이뤄지는 중심학교는 올해 15교에서 20교로 늘리며, 모집 대상도 인천 도시지역에 한정하던 걸 전국 도시지역으로 넓힌다. 체류형 가구도 올해 25가구에서 45가구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와 별도로 중심학교 교원 대상 역량 강화 연수도 별도 신설하겠다는 방안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말랑갯티학교는 인공지능(AI) 주도 시대에 필요한 교육의 중심은 사람이고, 사람을 키우기 위해 더 적절한 환경은 무엇인지에 대한 본질적인 고민을 담은 교육프로그램이다”고 했다. 이어 “분명 강화와 옹진의 작은 학교라는 특별한 환경에서 자연과 사람을 읽고 배우며, 자신과 만나는 즐거운 도전을 경험하는 교육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 경기신문 / 인천 = 지우현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