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오년 새해,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이하 경기필하모닉)는 풍성한 하모니로 한 해의 시작을 알렸다.
경기필하모닉은 10일 오후 5시 경기아트센터 대극장에서 열린 ‘2026 신년 음악회’를 통해 관객과 만났다.
이날 공연은 김선욱 음악감독이 지휘를 맡았으며, 피아니스트 선우예권이 협연자로 나서 경기필하모닉과 호흡을 맞췄다.
공연의 오프닝은 바흐와 레스피기의 ‘세 개의 코랄 전주곡(Tre Corali di Bach), P.167’으로 시작됐다.
이 작품은 바흐의 오르간 코랄 전주곡을 오토리노 레스피기가 관현악으로 편곡한 곡으로, 명상적이고 서정적인 선율을 20세기 관현악 어법으로 재해석한 것이 특징이다.
'세 개의 코랄 전주곡'의 첫 번째 곡 ‘Nun komm, der Heiden Heiland’은 첼로와 콘트라베이스의 낮고 묵직한 선율로 시작됐다.
저음 위로 바이올린과 클라리넷, 플루트 등 코랄 선율을 이어받아 중후한 분위기를 형성하며 신앙적 장엄함을 강조했다. 비교적 느린 템포 속에서 차분하게 전개된 이 곡은 공연의 서두를 안정감 있게 열었다.
이어 연주된 ‘Meine Seele erhebt den Herrn’(내 영혼이 주를 높인다) BWV 648은 칸타타 BWV 10번의 다섯 번째 악장에서 유래한 작품으로, 바흐의 찬미를 관현악적 공간으로 확장한 편곡이다. 짧은 길이의 이 곡은 빠른 템포 위에 트럼펫의 코랄 선율이 더해지며 화려함보다는 절제된 환희를 드러냈다.
마지막 곡 ‘Wachet auf, ruft uns die Stimme’(깨어나라 우리를 부르는 소리가 있으니) BWV 645는 바흐의 대표적인 코랄 전주곡 가운데 하나로, 레스피기의 편곡에서는 금관과 목관을 중심으로 한 밝고 선명한 음향이 돋보였다.
행진곡을 연상시키는 안정적인 리듬 위에 클라리넷과 오보에 등 관악기가 더해지며 생동감과 고양감을 형성했다. 희망적인 성격의 선율은 종교적 엄숙함 속에서 신비로운 울림을 전했다.
이어 선우예권과 경기필하모닉은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2번 C단조, Op.18’을 연주했다. 전 세계적으로 가장 사랑받는 피아노 협주곡 중 하나인 이 작품은 풍부한 서정성과 극적인 대비가 특징이다.
어둡고 응축된 분위기로 시작된 1악장은 피아노 독주가 긴장감을 조성하며 곡의 정서를 이끌었다. 2악장에서는 관현악의 화음 위에 부드럽고 서정적인 선율이 펼쳐지며 몽환적인 분위기가 강조됐다.
이어 쉼 없이 연결된 3악장은 빠른 템포 속에서 피아노가 주도적인 역할을 맡고, 관·현악이 이를 뒷받침하며 곡을 풍성하게 완성했다. 반복되는 리듬과 화려한 기교, 넓은 음역의 전개는 곡의 극적 정점을 형성했다.
연주를 마친 선우예권은 앙코르로 피아노 독주를 선보이며 섬세한 음악성을 다시 한번 드러내며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과 박수갈채를 이끌어냈다.
약 15분간의 인터미션 이후 진행된 2부에서는 경기필하모닉의 대표 레퍼토리로 꼽히는 차이콥스키의 '교향곡 5번'이 연주됐다.
어둡고 무게감 있는 정서로 전개된 1악장은 관악기의 주제 선율과 이를 받쳐주는 첼로와 콘트라베이스의 깊은 울림이 인상적으로 어우러졌다. 2악장에서는 서정적인 선율이 이어지며 차분한 감정선을 더했다.
3악장에서는 왈츠 리듬으로 전환되며 보다 경쾌하고 화려한 분위기가 펼쳐졌다. 반복되는 리듬과 뚜렷한 박자감은 곡의 생동감을 높였고, 오보에와 플루트 등 관악기의 솔로가 더해지며 차이콥스키 특유의 색채감이 부각됐다.
마지막 4악장은 밝고 힘찬 에너지로 곡을 마무리했다. 선명한 관악기 선율과 안정적인 현악 베이스가 결합되며 서사가 축적됐고, 점층적으로 확장되는 구조 속에서 웅장한 피날레가 완성됐다.
어둠에서 출발해 승리로 향하는 전통적인 교향곡의 흐름은 다채로운 감정과 극적인 대비를 통해 관객들의 큰 박수갈채를 이끌어냈다.
[ 경기신문 = 서혜주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