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주 경기생활도자미술관에서는 도내 공예 생태계의 현재와 지속의 가치를 사유하는 시간이 흐르고 있다.
한국도자재단은 2025 도 공예주간 성과 집약 기획전 ‘경계 이후, 공예의 층위’를 선보이고 있다.
이번 전시는 ‘CrossCraft: 사라진 경계’를 주제로 진행된 공예융합워크숍, 국제유리공예워크숍, 시연워크숍의 결과물을 하나의 흐름으로 엮어 공예의 실천과 감각을 재조망한다.
전시에는 총 18명의 작가가 참여해 다양한 매체의 작품 40여 점을 통해 공예의 시간성과 확장된 의미를 각기 다른 방식으로 풀어낸다.
전시는 크게 1부 ‘물성’, 2부 ‘교차’, 3부 ‘지속’으로 구성된다.
먼저 1부 '물성'으로 구성된 1전시실에 들어서면 창작 이전 단계에서 재료가 지닌 결, 밀도, 구조에 주목한 미디어 영상이 펼쳐진다. 인체의 일부를 재료로 표현한 영상은 ‘형태 이전의 정체성’을 시각화한다.
관람 동선을 따라 이동하면 이종민, 조영각, 정정훈 작가의 작품 세계가 이어진다.
특히 이종민 작가의 물레로 상형한 백자(무제)는 표면을 손으로 세밀하게 조각해 구조적 리듬과 유기적 흐름을 표현한다. 전통 기법의 순수성에 현대적 조형 감각을 결합해 작품에 입체감을 더한다.
2전시실로 이동하면 2부 ‘교차’가 이어진다. 이 공간에서는 전통과 현대, 손기술과 디지털, 공예와 디자인 등 서로 다른 영역의 경계가 흐려지는 지점을 다룬다.
전시장 입구에는 킷 폴슨 작가의 ‘Glasses’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안경테에 화려한 꽃과 다양한 장식을 결합한 이 작품은 역사적 사물과 자연의 형태에서 얻은 영감에 상상력을 더해 완성됐다. 유리가 지닌 섬세함과 취약성에 주목한 작가는 장식적 요소와 구조적 표현을 결합해 독창적인 형태를 구축한다.
그 옆에는 길성식 작가의 유리 작품(무제)이 자리한다. 요키세이와 아이스 크랙 기법을 활용해 유리의 내부와 외부에 서로 다른 색감과 질감을 형성하고, 겹겹이 쌓인 층위를 통해 유리의 물성과 공예적 조형을 직관적으로 드러낸다.
또 나무함 위에 자개 공예를 더한 김경훈(소목소복) 작가의 ‘산 함-금강산’도 눈길을 끈다.
간결한 산의 윤곽과 장식을 조형적으로 표현해 금강산의 풍경을 형상화했으며, 그의 작품들은 나무 재질의 장식장 안에 배치돼 한국적 조형미와 고전미를 강조한다.
이외에도 다양한 매체와 기술이 결합된 김용주, 현광훈, 김송이, 김성현, 김헌철 작가의 작품이 소개되며 오늘날 공예가 열린 구조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마지막 3부 ‘지속’에서는 이승희 작가의 ‘색채가 머무는 마을’과 ‘꽃소반’이 전시된다.
‘색채가 머무는 마을’은 바닷가에 자리한 집들을 버닝 기법과 따뜻한 색채로 조형화해 표현했으며 태움의 질감과 나무결이 더해져 아늑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그 아래 놓인 ‘꽃소반’ 역시 버닝 기법으로 섬세한 문양을 새기고 태움의 질감을 활용해 자연의 형상과 조화를 이룬다.
이어지는 공간에서는 김진아 작가의 작품 '생과 사’가 관람객을 맞는다. 삶과 죽음의 경계에 선 저승사자와 무당의 형상을 가죽공예로 재해석해, 섬세한 무늬와 붉은 포인트 색감을 더하며 한국적 전통미를 강조한다.
또 전시장 한쪽에는 조나단 치, 전서연, 김정현, 김수미, 한봉숙 작가의 작품이 전통과 생활문화, 현대적 감각을 함께 담아 소개된다. 이들의 작품은 일상의 기억과 감정을 바탕으로 새로운 의미를 갱신하며 공예의 지속성과 현재성을 함께 드러낸다.
공예의 확장 과정을 시각화한 이번 전시는 오는 2월 22일까지 열린다.
[ 경기신문 = 서혜주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