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를 맞아 여러분은 어떤 계획을 세우고 계시는가? 색다른 여행을 꿈꾸고 있지는 않으신지? 식상한 일상으로부터 탈피하고 싶은 이들에게 소개하고픈 곳이 있다. 세상에서 가장 작은 나라 상투메 프린시페(São Tomé et Príncipe)가 바로 그곳이다. ‘성 토마스’와 ‘왕자’를 의미하는 이 두 섬은 대서양 한가운데 울창하게 솟아 있다. 정확하게 말하면 가봉 해안과 적도, 그리고 그리니치 자오선이 만나는 지점에 위치한다.
자연 애호가나 하이킹을 즐기는 사람들에게 최적의 여행지다. 원시 그대로의 보석이자 세상 변방에 자리한 무공해 파라다이스이니까. 이 진가를 알아 본 유네스코는 지난 9월, 나라 전체를 생물권 보전지역으로 정했다. 한 국가를 통째로 지정한 예는 유례가 없는 일이다.
상투메 프린시페는 1975년까지 식민지였다. 포르투갈의 탐험가인 산타렘과 에스코바르는 1470년 12월과 1471년 1월 각각 이 섬을 발견했다. 그 당시 군도는 숲으로 뒤덮인 무인도였다. 물론 지금도 대부분 야생 그대로이지만 말이다. 울창한 열대우림으로 뒤덮여 있고 구리 빛 모래 해변이 가장자리를 따라 펼쳐져 있다.
포르투갈인들은 이 섬들을 노예무역의 중심지로 삼았다. 그러나 19세기 말에 세계적인 코코아 생산지로 탈바꿈시켰고 1913년 급기야 세계 최대의 카카오 성지로 만들었다. 이후 유럽 지주들은 ‘로사스(roças)’라는 광활한 농장을 관리했지만 지금은 방치된 상태다. 다행히 남아프리카의 한 억만장자가 섬에 매료돼 복원 사업을 벌이고 그중 하나를 매력적인 호텔로 단장했다. 카카오 농장 또한 카카오 열매 수확부터 초콜릿 제조 과정까지 직접 체험할 수 있게 복원됐다.
이 군도는 예나 지금이나 해로로 접근하는 것이 좋다. 로빈슨 크루소가 돼 프라이데이를 만나고 싶다면 주저 말고 떠나라. 문명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고요한 원시의 땅, 이 야생의 땅에 거북이들은 겨울철 알을 낳으러 모여 든다.
상투메 프린시페는 세상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다. 역설적으로 말하면 가장 부자 나라일 것이다. 국가가 보유한 돈이야 별 볼일 없지만 광활한 원시림과 수 킬로미터에 달하는 깨끗한 해변으로 치면 어떤 나라가 대적할 수 있겠는가.
안전하면서도 때 묻지 않은 자연이 간직된 곳은 없다고들 한다. 하지만 상투메 프린시페는 그렇지 않다. 이곳에는 아직 상업 적인 때가 끼지 않았다. 눈이 시리게 찬란한 바다에 구불구불 이어진 해안선과 그 너머로 어우러진 유적지, 그야말로 환상이다. 제국주의 시대 포르투갈인이 건설한 성 세바스티앙 요새는 현재 국립 박물관으로 탈바꿈돼 에콰도르 역사를 한 눈에 볼 수 있게 해 준다. 대통령궁 맞은편에 있는 은총의 성모 마리아 대성당과 그 내부 벽면을 장식한 모자이크 역시 더없이 아름답다.
거리 여기저기에는 허물어져 가는 식민지 시대의 건물들이 500년의 역사를 이야기하고 시장 근처에는 노랑 택시들이 빈티지 오토바이들과 뒤엉켜 이색적인 풍경을 자아낸다. 높고 뾰족한 바위들은 푸른 초목 위로 솟아올라 하늘을 찌르고 프린시페의 공원 중심부에 우뚝 선 봉우리는 63빌딩을 능가한다. 바늘 만에서 바라보는 이 풍경은 마치 돌로 된 거인이다.
순수의 나라 상투메 프린시페는 독립 50주년을 맞았다. 인구의 70%가 35세 미만으로 세계에서 가장 젊은 나라, 이 나라가 2026년 여러분을 향해 손짓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