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전세사기 급증 등으로 안정적인 주택 마련에 대한 요구는 커졌으나 정작 공공주택 공급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에 안정적인 공공임대주택 거주와 향후 자가 마련 등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공공주택 정책이 개선돼야 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경기연구원은 이같은 내용의 연구보고서 ‘임대 안전망과 자가사다리: 공공주택 공급회복의 조건’을 발간했다고 22일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전세사기와 월세 전환이 급증하고 안정적인 집에 대한 국민들의 요구가 높아지는 반면 공공주택 공급 수준이 수요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먼저 공공임대주택은 수요 급증에도 공급이 줄어들고 이미 있는 주택마저 필요한 사람에게 제때 전달되지 않는 구조적 문제가 누적된 것으로 나타났다.
2023년 기준 공공주택 공급량은 약 11만 8000호로 지난 10년 평균인 연 14만 4000호에 미치지 못했다. 또 공공임대주택은 연평균 12만 호 수준에서 9만 2000호까지 줄어들며 공급 기준선보다 크게 낮아졌다.
반면 공공분양은 유지됐으나 저소득층과 청년층이 당장 머물 수 있는 임대주택의 부족은 더욱 심해졌다. 실제로 공공임대 입주 대기 기간은 지역에 따라 최장 16년에 달해 ‘신청은 했지만 언제 들어갈지 모르는 집’이 돼버렸다.
2023년 기준 장기공공임대주택은 약 172만 호로 전체 주택의 7%를 넘으나 재고 증가의 상당 부분이 전세임대나 매입임대에 집중되면서 입지와 품질 문제가 동시에 불거졌다.
일부 지역에서는 공공임대 경쟁률이 수백 대 1에 이르지만 다른 지역에서는 공실이 반복되는 현상도 나타났다.
연구원은 이같은 문제 원인을 예산 구조의 변화로 지목했다. 지난 2022년부터 지난해 사이 장기공공임대주택의 출자와 융자 예산은 각각 3조 원 안팎 줄어들었다.
하지만 전세임대나 분양전환, 임대 리츠 등 수요자 지원 중심 사업에 재정이 집중됐다. 그 결과 저소득층과 청년층이 가장 필요로 하는 ‘오래 살 수 있는 공공임대’는 줄고 단기적·간접적 지원이 늘어나는 구조가 굳어졌다.
이에 따라 연구원은 공공주택 정책의 방향을 ‘임대 안전망’과 ‘자가 사다리’를 함께 복원하는 투트랙 전략으로 재설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먼저 공공임대주택은 국토교통부 중기계획 수준으로 예산 경로를 복원해 양과 질을 동시에 지키는 기준선을 다시 세워야 한다고 했다.
또 청년, 신혼부부, 고령층, 전세사기 피해 가구 등 대상별 맞춤형 임대주택을 정밀하게 공급하고 반복적으로 비는 주택은 긴급 수요에 신속 배정하는 체계를 상시화해 대기 기간을 줄여야 한다고 제언했다.
지역별로는 공공임대 재고 비율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달성하는 지자체에 재정 인센티브를 연계해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 격차를 완화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박기덕 연구위원은 “공공주택은 위기 때마다 등장하는 임시 처방이 아니라 평상시에도 작동하는 주거 안전망이어야 한다”며 “임대에서 시작해 자가로 이어지는 사다리가 다시 연결될 때 대기행렬은 줄고 주거 불안도 함께 완화될 수 있다”고 했다.
[ 경기신문 = 나규항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