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황진혁 교수팀' 국내 첫 대규모 췌장암 유전체 데이터 확보…맞춤형 치료 길 열려

2026.01.23 19:32:07

 

국내 연구진이 한국인 췌장암 환자의 대규모 유전체 데이터를 처음으로 구축했다. 기존에 서구권 중심으로 연구가 이뤄졌던 한계를 넘어, 한국인 환자 맞춤형 치료를 위한 정밀의료 기반이 마련됐다는 평가다.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황진혁 교수 연구팀(공동 제1저자 정광록·이종찬 교수, 임상유전체의학과·정밀의료센터 김진호 교수)은 한국인 췌장암 환자 237명의 유전체를 분석해 국내 최초의 대규모 데이터를 확보했다고 23일 밝혔다.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Cancer Letters(피인용지수 IF 10.1)에 게재됐으며, 생물학연구정보센터(BRIC)의 ‘한국을 빛낸 사람들(한빛사)’에도 등재됐다.

 

췌장암은 생존율이 10대 암 중 가장 낮은 ‘최악의 암’으로 불리며, 환자마다 유전자 변이가 다르고 치료 반응 차이가 큰 것이 특징이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유전체 연구는 대부분 서구권 환자 위주로 진행돼 인종별 유전적 차이를 반영하지 못한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내시경 초음파를 이용한 세침흡인검사로 모든 병기 환자에게서 조직을 확보하고 DNA를 추출했다. 이후 전장엑솜시퀀싱(WES)과 전장전사체분석(WTS)을 통해 암 유전자 변이와 발현 양상을 파악하고, 병기·전이·치료 반응·생존기간 등 임상 정보를 종합적으로 분석했다.

 

분석 결과, 간 전이가 있는 환자군에서 ▲TP53 변이 증가 ▲염색체 불안정성 상승 ▲KRAS 유전자 과증폭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특히 KRAS 돌연변이가 비정상적으로 증폭된 환자는 간 전이율이 84.6%로, 평균 생존기간이 6.8개월에 불과했다. 이는 서구권 연구에서 보고된 결과와도 일치했다.

 

연구팀은 항암제 반응을 예측할 수 있는 두 가지 지표도 검증했다. 폴피리녹스(FOLFIRINOX) 요법을 받은 환자 중 종양변이부담(TMB)이 높은 그룹은 낮은 그룹보다 평균 5.6개월 더 오래 생존했다. 또 상동재조합결핍(HRD) 유전자 변이를 가진 그룹은 치료 반응률(75%)과 생존기간(32.7개월)이 HRD 음성군(34.3%, 12.4개월)을 크게 웃돌았다.

 

특히 기존 검사에서 HRD 변이가 없던 환자 중에서도, 유전체 흉터 분석을 통해 HRD 양성으로 확인된 비율이 전체의 20.5%에 달했다. 이들은 직접적 변이는 없지만 DNA 복구 실패 흔적이 남은 경우로, 백금계 항암제에 대한 치료 반응률이 66.7%에 달했다.

 

황진혁 교수는 “유전체는 인종에 따라 큰 차이를 보이기 때문에 외국 데이터를 그대로 적용하면 치료 효과를 잘못 판단할 수 있다”며 “이번 연구는 한국인 췌장암 환자에 최적화된 정밀의료를 구현하기 위한 중요한 기초자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이공분야기초연구사업 및 중견연구자지원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 경기신문 = 이양범 기자 ]

이양범 기자 ybl0516@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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