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한 해가 밝았다. 이때면 사람들은 새해에도 건강과 행복하기를 기원하는 덕담을 서로 주고받는다. 그러면 ‘행복’이란 과연 무엇일까? 사전에는 ‘생활에서 기쁨과 만족감을 느껴 흐뭇한 상태’라고 되어있다. 이러한 상태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물질적 풍요, 정신적 안정감, 가족들과의 사랑, 원만한 대인관계 등의 요소들이 만족할 만큼 충족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현실에서의 정답은 없다. 만족의 크기는 너무나 주관적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젊은 시절에는 사회적 출세와 물질적 풍요를 가장 중요한 행복의 요소로 간주하고 이를 야심 차게 추구하며 살아간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때때로 다른 사람들과 비교하면서 자신의 행복의 크기를 가늠하기도 한다. 그러나 나이가 들어가면서는 점차 생각이 변하면서 이보다도 더 중요한 행복의 요소들이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즉 건강, 마음의 평정, 가족 및 친구들과의 적절한 교류 등 자신의 일상생활 속에서 소소한 만족과 즐거움을 추구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는 것이다.
일본의 유명한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村上春樹)는 1986년에 펴낸 그의 수필집 『랑겔한스 섬의 오후』에서 ‘소확행(小確幸)’이라는 용어를 처음 등장시켰다. 이는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이란 뜻이다. 그가 책에서 묘사한 일상 속의 아주 구체적이고 사소한 순간들이 주는 행복의 사례는 다음과 같다.
막 구워낸 따끈한 빵을 손으로 뜯어 먹는 것, 서랍 안에 반듯하게 접어 넣은 속옷이 가지런히 가득 차 있는 것을 보는 것, 새로 산 정결한 면 셔츠를 머리에서부터 뒤집어쓸 때의 기분과 그 깨끗한 면 냄새, 겨울밤 부스럭 소리를 내며 이불 속으로 파고드는 고양이의 온기를 느끼는 것, 운동 후 마시는 맥주 한잔이 가져다주는 청량감, 오후의 햇빛이 나뭇잎 그림자를 그리는 것을 바라보며 브람스의 실내악을 듣는 것 등이다.
참으로 소박한 내용들로 채워져 있다. 이들은 모두 특별히 큰돈을 들이거나 혹은 다른 사람의 힘을 빌리지 않고도 스스로 느낄 수 있는 감성이거나 실현해 나갈 수 있는 행위들이다. 또 다른 사람들과 비교를 하거나 그들의 눈치를 볼 필요는 더더욱 없을 것이다. 한마디로 자신만의 소소한 즐거움과 행복을 키워나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세상의 모든 사람은 어쩌면 서로가 서로를 부러워하며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는 자신이 갖지 못한 것을 가진 상대를 부러워하지만, 결국 자신이 가진 것이 가장 가치 있는 것이라는 사실을 깨닫지 못하기 때문이다. 삶이 불행한 것은 부러움이나 욕심 때문이다. 상대방의 지위와 부, 권력을 부러워하면서 늘 자신을 자책하기에 불행하다고 생각하게 된다. 가난한 사람은 부자를, 부자는 권력을, 권력자는 가난하지만 건강하고 화목한 사람을 부러워한다.
세상에서 최고로 아름답다고 하는 다이아몬드도 현미경으로 살펴보면 상처투성이라고 한다. 우리는 가진 게 많아 누리고 살아가는 사람을 보면서 부러워하고 행복할 것이라고 여기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그들도 때로는 더 채우지 못해 또 때로는 말 못할 사연으로 고통을 안고 살아가고 있다고 한다. 이처럼 행복이란 스스로 처해 있는 현실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행복하기도 하고 불행하기도 한 것이다.
사실 행복의 요소들은 우리 생활 주변 지천에 널려있다. 그러나 우리는 이를 잘 인식하지를 못하거나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살아가고 있다. 그 하나하나는 매우 작아 보이기 때문이다. 아니 그보다도 우리의 욕심이 지나치게 크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는 작은 행복 대신 커다란 행운을 찾아 헤매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자칫하면 찰나의 행운을 잡기 위해 수많은 행복을 짓밟게 된다.
풀밭이나 들판에 나가보면 사람들은 네잎 클로버를 찾으려고 노력하지만, 지천에 널려있는 세잎 클로버는 별로 소중하게 여기지 않는다. 그런데 이렇게 지천에 널려있는 흔하게 볼 수 있는 세잎 클로버의 꽃말이 ‘행복’이라고 한다. 반면, 우리가 수많은 세잎 클로버를 짓밟으면서 찾아 헤매는 네잎 클로버의 꽃말은 ‘행운’이다. 그러니까 우리는 행운 하나를 찾겠다고 주변의 수많은 행복들을 마구 짓밟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볼 일이다.
미국의 어느 노인이 90세가 되던 해 자신의 나이가 들어가는 것을 기념하기 위해 인생을 살아오는 동안 느끼고 배운 45가지의 교훈을 글로 적었다. 그중에서 가장 가슴에 와 닿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인생은 참으로 공평하지 않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도 여전히 인생은 좋은 것이며 살아갈 만한 가치가 충분히 있다.” 지금 당신은 어떤 모양의 소소한 행복을 즐기고 누리면서 살아가고 있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