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직장 내 괴롭힘은 범죄…공동체 폐해 극심

2026.03.09 06:00:00 15면

경기도자원봉사센터 사례 늑장 대응 비판 여론

직장 내 괴롭힘은 범죄다. 개인의 인격을 짓밟고 조직의 생동감을 말살한다. 이로 인한 ‘우울증’은 상황에 따라 공황장애나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등 정신질환의 원인이 되고, 정도가 심할 경우 자살‧살인 같은 극단적인 선택에까지 이르게 한다. 이처럼 직장 내 괴롭힘은 피해자의 정신적‧신체적 건강을 훼손하는 것은 물론 그 목격자에게 까지 영향을 미쳐 조직 구성원의 직무만족도를 낮추고 이직·퇴직률을 높이는 등 정상적인 조직 운영이 저해될 환경을 조성하기도 한다. 우리 공동체에 끼치는 폐해가 극심하다.

 

사리가 이러한데 경기도자원봉사센터(이하 센터)의 ‘직장 내 괴롭힘’ 이 사회문제화되고 있다. 경기도와 센터 등에 따르면 간부 A 씨로부터 부당 지시·모욕적 언행, 사적 심부름 지시 등 직장 내 괴롭힘을 겪은 직원들은 지난해 12월 10일 피해 사실을 경기도 헬프 라인(Help-Line‧부패행위 신고)에 제보했다.

 

피해 직원들은 감독 부서인 경기도 자치행정과에도 이 같은 내용을 수 차례 전달했고 이 과정에서 도 감사위원회까지 찾게 됐다. 문제는 경기도의 늑장 대응이다. 경기도는 센터 내에서 발생한 직장 내 괴롭힘 등 피해자들의 주장을 수개월 전부터 파악하고 있었음에도, 국민신문고 등 상급 기관을 통한 민원이 제기된 뒤에야 대응에 나섰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도 감사위원회는 감사 조례 내용조차 파악하지 못한 데다 담당 부서는 피해 주장을 외면하는 등 수수방관했다는 비판 여론이 거세다.

 

도 감사위원회는 제보 접수 12일 뒤에 “센터는 조례상 감사 대상 기관이 아니다”라는 답변만 내놓고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통상적으로 행정기관은 민원 접수 시 업무 소관을 판단한 뒤 해당 부서에 이를 통보하거나 민원인에게 적절한 대응 방법을 안내하도록 하고 있지만, 이러한 관행이 지켜지지 않은 셈이다. 특히 도 감사위원회의 답변은 해당 조례의 문구조차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채 이뤄진 것으로 드러났다.

 

도 감사위원회 운영 조례 제16조는 감사 대상 기관으로 ‘도비 보조단체 기관’을 명시하고 있다. 센터는 위수탁 협약에 따라 도의 업무를 위탁받고 있으며 직원들의 임금까지도 지원받고 있으므로 감사 대상에 해당된다. 합의제 행정 기구인 도 감사위원회가 감사 대상 기관조차 파악하지 못한 것이다.

 

도 감사위원회 센터가 감사 대상은 맞으나 제보 내용은 감사위원회 담당 사무가 아니고, 헬프라인 자체는 다른 기관으로의 이첩이 불가하다며 사안에 대해 자세한 설명을 하지 못해 오해를 불러일으킨 것 같다고 해명하고 있으나 설득력이 약하다는 지적이다.

 

도 감사위원회의 ‘업무 분장 몰이해’는 비판받아 마땅하다. 또한 도 자치행정과는 ‘직무 유기’를 함으로써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센터 업무를 관할하는 도 자치행정과는 9일부터 12일까지 센터 위탁사무 전반에 대한 검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한다. 감사 내용은 민간 위탁 사무 예산 집행 등 사업 추진과 기관 운영 사항이다. 도는 도 감사위원회 소속 직원 2명도 파견받기로 했다. 도는 앞서 센터 내부에서 제기된 직장 내 괴롭힘 등 부당 행위 발생 민원을 바탕으로 이러한 결정을 내린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도 자치행정과는 이러한 피해를 수개월 전부터 파악하고 있었음에도 이에 대한 적절한 조치에 나서지 않았다. 참다못한 피해 직원들이 직장 내 괴롭힘 및 부적절한 예산 집행 등을 알리는 민원을 국민신문고, 국민권익위원회 등에 접수한 사실을 파악하고 나서야 센터에 대한 지도점검을 결정했으니 한심한 행태다.

 

경기도는 간부 A 씨의 직장 내 괴롭힘 및 사적인 예산 사용 등에 대한 검사 및 감사 등을 통해 직원들의 정신적 피해와 간부의 갑질 행위 등을 엄정히 따져 결과에 따른 엄중한 문책 및 재발 방지책을 확립하길 촉구한다. 직장 내 괴롭힘 방지는 제도 운영의 공정성에 관한 신뢰를 얻고 실효성을 제고해 나갈 때 없앨 수 있음을 인식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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