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원에서 진료를 하다 보면 자율신경실조증을 호소하는 환자들을 자주 만난다. 어지럼증, 두근거림, 만성 피로, 위장기능장애, 수면장애 등과 같은 증상이다. 이러한 증상은 다양한 직업군에서 비슷한 호소를 듣게 된다. 그 중에서 진료실에서 만나게 되는 직업군 가운데 하나가 교사들이다. 특히 초등학교 교사들이 업무 소진과 스트레스로 인해 우울과 불안, 만성 피로 같은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2023년 서울 서이초등학교에서 젊은 교사가 스스로 생을 마감한 사건은 우리 사회에 큰 충격을 주었다. 이 사건은 교사들이 겪고 있는 직무 스트레스와 심리적 부담을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계기가 되었다. 교사들은 수업뿐 아니라 생활지도, 학부모 상담, 행정업무 등 다양한 역할을 동시에 수행한다. 특히 초등학교 교사의 경우 학생들의 생활 전반을 관리하고 보호해야 하는 책임이 크다.
최근에는 학생들의 정신건강 문제 역시 학교 현장에서 중요한 과제가 되고 있다. 국내 조사에 따르면 아동·청소년의 약 16%가 평생 한 번 이상 정신질환 기준을 경험하는 것으로 보고된다. 초등학생 시기에는 ADHD와 행동 문제가 많고, 중학생 시기에는 불안과 정서 문제가 증가하며, 고등학생 시기에는 우울과 스트레스 문제가 더욱 두드러지는 경향이 있다.
학생 자살 문제도 심각하다. 교육부 자료에 따르면 최근 한 해 동안 초·중·고 학생 가운데 약 200명 안팎이 자살로 사망한 것으로 보고된다. 자해나 자살 시도를 경험한 학생은 그보다 훨씬 많다. 청소년 건강행태 조사에서는 약 10% 이상의 학생이 한 번 이상 자살 생각을 경험했다고 보고되기도 한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학생들의 정서 문제는 학교 현장에서 교사들이 가장 먼저 마주하게 되는 현실이 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학교에서는 사회정서교육이 확대되고 있다. 학생들이 자신의 감정을 이해하고 조절하며 타인과 건강한 관계를 형성하도록 돕는 교육이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또 다른 고민도 제기된다. 자살 위험이나 심각한 정서 문제를 보이는 학생에게는 단순한 교육 프로그램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고위험군 학생의 위기관리와 장기간 관리에는 전문 상담 인력을 비롯한 치료와 지원 체계가 부족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진료실에서 교사 환자들을 만나 보면 이러한 환경 속에서 쌓인 긴장이 여러 증상으로 나타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목과 어깨의 긴장, 두통, 어지럼증, 가슴 두근거림, 만성 피로 같은 증상이다. 검사에서는 특별한 이상이 발견되지 않지만 스트레스가 지속되면서 자율신경의 균형이 무너진다. 스트레스가 오래 지속되면 교감신경이 과도하게 활성화되고 몸이 계속 긴장 상태에 놓이게 되고 적절하게 관리되지 않으면 소진에 이를 수 있다.
학생들의 마음 건강을 돌보는 일은 분명 중요한 교육 과제다. 그러나 그 과정이 교사 개인의 헌신에만 의존하는 방식으로 지속되기는 어렵다. 학생들의 정서 문제와 위기 상황을 가장 먼저 마주하는 사람도 결국 교사이기 때문이다. 학생 정신건강을 위한 제도와 교육이 확대되는 만큼, 교사의 정신적 건강과 안전을 함께 돌아보는 사회적 논의도 필요하다. 교사들이 건강해야 교실이 건강해지고, 건강한 교실에서 아이들도 비로소 안정된 마음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