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시의회, 공장 이격거리 조례 반년 만에 완화… “주거권 후퇴” 논란

2026.03.24 15:45:27

100m 기준 → 50m·7호 기준으로 완화… 사실상 규제 무력화 지적
황윤희 “이익집단 압력에 조례 번복… 최악의 선례” 비판
여야 합의 발의 조례, 재개정 과정서 정치·이해충돌 논란

 

안성시의회가 지난해 통과시켰던 공장 이격거리 관련 조례를 불과 반년 만에 완화하는 개정안을 다시 통과시키면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23일 시의회에 따르면, 국민의힘 시의원들은 ‘10호 이상의 집단주거지 인근에 공장이 입지할 경우 100미터의 이격거리를 두도록 한 조례’를 재개정해 기준을 대폭 완화했다.

 

해당 조례는 자연부락 내 공장 입지로 인한 주민 피해를 막기 위해 마련된 것으로, 보개면 분토마을 민원을 계기로 지난해 9월 시의회를 통과했다. 당시에는 국민의힘 의원 4명을 포함해 전체 의원 8명 중 7명이 공동 발의했으며, 별다른 반대 없이 의결된 바 있다.

 

그러나 이후 건축업자들의 민원이 제기되자 국민의힘 시의원들은 조례 개정에 나섰다. 이격거리 기준을 ‘50미터 이내 7호 이상일 경우 제한’으로 수정해 통과시켰다.

 

당초 논의 과정에서는 ‘50미터 내 5호 이상’ 기준으로 완화하는 안이 거론됐지만, 심의 과정에서 이보다 더 완화된 기준이 최종 반영되면서 사실상 규제 기능이 크게 약화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해당 조례를 발의했던 황윤희 의원은 “이익집단의 요구에 따라 주민들의 최소한의 주거권과 재산권 보호 취지가 훼손됐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황 의원은 “기존 조례에도 예외 규정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추가 완화가 이뤄졌고, ‘50미터 내 7호’ 기준은 현실적으로 적용 사례가 거의 없어 조례를 유명무실하게 만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일부 집단의 요구가 있을 때마다 조례를 바꾸는 것이 의회의 역할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다수 시민의 주거권보다 특정 이익집단의 요구가 우선된 결정”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조례 개정을 두고 시의회가 기존 합의를 스스로 뒤집었다는 비판과 함께, 향후 유사한 정책 결정 과정에서도 이해관계에 따른 번복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논란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 경기신문 = 정성우 기자 ]

정성우 기자 swjung@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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