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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룡문] 알현

이태호<객원논설위원>

알현이란 지체가 높고 귀한 사람을 찾아가 뵙는 것을 의미한다. 현실적으로는 교황, 임금, 덕망 있는 정치 지도자 등을 예의를 갖춰서 만나는 것이 알현의 범위에 속한다. 일생 동안 알현할만한 인물을 만날 수 있는 것만도 선택받은 인간이 누리는 특은이다. 높은 사람이 알현자들을 만나는 것을 접견이라 한다. 지체나 신분이 같거나 별다른 차이가 없는 사람이 상대방을 만나서 의견을 듣는 것을 응대라 한다.

천주교회에서는 로마 교황청에 있는 교황이 전 세계 천주교회의 수장이다. 한국 천주교 주교단이 11월 26일부터 12월 3일까지 교회법에 따라 교구장 주교가 5년만에 한 번씩 교황을 알현하며 교구 상황을 보고하는 앗 리미나(사도좌 정기방문)를 했다. 주교회의 의장 장익 주교를 비롯한 각 교구장은 베네딕도 16세 교황을 알현하고 신앙교리성 장관과 인류복음화성 장관 등을 만났다.

광주대교구장 최창무 대주교는 6일 귀국한 후 교구 내 사제들과 만난 자리에서 관할 나주시내에 있는 주님과 성모님의 발현 성지에 관해 신앙교리성과 인류복음화성 성직자들로부터 “우리는 나주에 관한 많은 자료를 갖고 있다. 당신은 왜 나주를 받아들이지 않느냐?”는 질문을 받았다고 전했다. 최대주교는 11월 13일 세속의 대중매체인 문화방송 PD수첩이 나주에 발현한 예수 그리스도와 성모 마리아의 기적을 부인하고 두 분으로부터 메시지를 받는 윤 율리아 자매를 집중적으로 매도한 내용의 비디오테이프를 가져가 나주를 비판하려 했지만 교황청 고위 성직자들로부터 기습 펀치를 얻어맞고 중요한 답변을 얼버무린 것으로 알려졌다.

교황청은 전 세계 가톨릭의 지역교회를 총괄한다. 이상의 일화는 그곳 실력자들이 나주에 발현한 예수 그리스도와 성모 마리아의 진실성 여부에 관해 지역교회의 대표와 견해가 다를 수 있음을 암시한다. 중국의 장자(莊子)는 “물이 어느 정도의 깊이가 없으면 큰 배를 띄울 수가 없다”고 갈파한 바 있다. 이 비유는 충분한 학문과 수양을 쌓고 기도를 열심히 하지 않으면 막중한 임무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의미를 함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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