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남길’ 개통식이 오는 13일 오후 2시 수원서호공원에서 열린다. 개통식 당일에는 ‘경기도 삼남길에 당신의 첫 발자국을 남겨주세요’라는 주제로 서호공원에서 해우재까지 6㎞의 길을 걷는 행사를 갖는다.
삼남길은 말 그대로 조선시대 한양과 삼남지방(충청, 전라, 경상지방)을 연결했던 길이다. 백성이나 군사, 관원, 과거보는 선비, 보부상, 심지어는 왕들도 이 길을 따라 행차했다. 유배를 떠나는 이들도 이 천릿길을 따라 갔다. 지금은 철도와 고속도로, 전국을 거미줄처럼 잇는 도로망의 발달에 따라 잊혀진 옛길이 되고 말았다. 하지만 걷기 열풍이 전국적으로 불면서 그 삼남길이 역사문화탐방길로 다시 태어나는 것이다.
그것도 경기도와 수원시-화성시-오산시 등 지자체가 공동으로 연구 개발한 것이라서 더욱 의의가 있다. 뿌리가 같은 수원, 화성, 오산 세 지역의 역사가 다시 하나로 연결되는 것이다. 우리는 이 길이 세 지역의 미래로 가는 길이 되길 바란다. 수원-화성-오산 구간은 33.4㎞에 달하는 거리로 지난 7월 경기도와 수원시, 화성시, 오산시를 비롯, (사)아름다운도보여행, (재)경기문화재단, 코오롱스포츠 등이 ‘삼남길 경기도 구간’ 조성 협약을 체결하고 3개월에 걸쳐 예비답사와 희망자 걷기 등을 통해 검증하고 표식작업까지 마친 바 있다.
삼남길 곳곳이 그렇겠지만 특히 이번에 개통되는 수원-화성-오산 구간과 인근에는 수많은 문화유적과 볼거리가 많다.
수원시에는 정조대왕의 능행차 때 차마 걸음을 옮기지 못해 행차가 느려졌다는 유래가 담긴 지지대비와 수원을 세계화장실문화의 메카로 만든 ‘미스터 토일렛 심재덕’ 전 수원시장이 만든 변기모양의 집 해우재와 화장실문화공원, 정조대왕이 만든 농업시설 서호(축만제)와 항미정, 우리나라 농업과학의 산실 농촌진흥청이 있다.
화성과 오산구간도 용주사, 독산성 및 세마대지, 궐리사 등 풍부한 문화유산을 보유하고 있다. 따라서 역사문화 탐방의 교육 효과도 곁들일 수 있다. 삼남길은 다른 광역자치단체에서도 개발이 진행 중이므로 앞으로 전국에서 제일 긴 도보길이 될 것으로 보인다.
도 관계자의 말처럼 사람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역사문화 탐방길로 거듭난 삼남길은 건강도 찾고 진한 역사의 향기를 맡으며 옛 사람들의 정취도 느끼는 길이 될 것이다. 도는 앞으로 수원, 화성, 오산 구간 이외에 잔여구간인 안양, 평택, 의왕, 과천구간을 추가로 개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많은 사람들이 이용해 삼남길이 지역경제에도 보탬이 됐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