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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수원 자원회수시설을 배워라

고 심재덕 전 수원시장의 치적은 많다. 수원천 자연형 하천 복원, 화성행궁 복원, 수원화성 세계문화유산 등재, 월드컵 경기 수원유치 및 축구전용구장 건립, 화장실문화운동, 연화장 건립, 수원시 자원회수시설 건립 등 고인의 업적은 아마도 경기도청과 삼성전자, 연초제조창을 수원에 유치한 고 이병희 전 의원과 함께 수원역사에 길이 기억될 것이다. 그런데 업적이긴 한데 고인의 3선 도전 가도에 걸림돌이 된 사업도 있다. 바로 수원시 자원회수시설이다. 수원시는 현재 115만 인구가 산다. 이 시설이 건립된 시기인 1999년 말엔 91만명을 넘어섰다. 당연히 쓰레기 문제가 큰 고민거리였다. 그 때까지는 타지로 쓰레기를 보내야 했다.

해당 시설의 쓰레기 반입 거부사태가 번번이 발생해 수원시내 쓰레기 수거가 안 된 적도 많아 시민들의 고통이 컸다. 이에 심 시장은 수원에 재활용 쓰레기 선별장과 소각장을 짓기로 결심한다. 장소는 영통구 영통동이었다. 당연히 인근 아파트 주민들의 반발이 극심했다. 소각장이 건립됐지만 주민들의 반대로 가동을 못한 채 대립이 계속됐다. 시청과 소각장 입구에서는 연일 시위가 벌어졌고 급기야 1999년 12월 14일에는 한 주민이 시너를 온몸에 뿌리고 분신자살을 기도, 얼굴과 다리에 3도 화상을 입는 끔찍한 불상사까지 발생했다.

주민들의 반대는 당연한 것이었다. 다이옥신 등 치명적인 유해 물질이 배출될 수 있는 소각장을 건립한다는데 누가 환영할 것인가? 안전검사를 거쳐 소각장은 가동됐지만 2002년 심시장의 3선 도전이 실패했을 정도로 여파는 컸다. 소각장은 2000년 4월 본격 가동 이후 단 한 번도 다이옥신 등 오염물질이 기준치 이상 배출된 사례가 없었고, 운전기간 중 무재해 15배수 달성 등 모범적으로 운영되는 환경친화적인 자원회수시설로 인정받고 있다.

수원시는 최근 한국환경공단에 의뢰해 9개월에 걸친 기술진단을 실시했다. 그 결과, 당초 우려와 달리 전체적으로 매우 양호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뿐만 아니라 지속적인 설비점검을 통해 효율적인 유지관리가 이루어지면 사용개시일로부터 25년 이상 장기간의 운전도 가능하단다. 삼성의 불산 유출사고로 화성과 수원지역 주민들이 불안해하고 있는 상황에서 그나마 위안이 되는 소식이다. 이는 수원시의 지속적인 시설개선 노력이 이루어지고 주민들의 감시체계가 잘 가동되고 있기 때문이다. 타 지자체와 기업들은 혐오시설에서 환경친화시설로 인식되고 있는 수원시 자원회수시설을 따라 배우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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