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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한국이 세계화장실 종주국 유지하려면

“중국이 이제 ‘화장실 문화혁명’을 이루려 하고 있네요. 한국이 세계 화장실문화운동의 발상지이고 세계화장실협회(WTA)의 본부국이어서 화장실문화의 메카는 한국이라고 생각했는데 이젠 중국이 세계 화장실문화를 이끌어 가려는 것 같아요.” ‘중국 화장실 혁신대회’가 열린 지난 22일 중국 베이징시 동성구 왕부정역 인근 중국인민대외우호협회 행사장에서 만난 한 한국인 사업가는 대회를 지켜본 후 이렇게 말했다. 중국 화장실 혁신대회는 중국인민대외우호협회와 미국 빌 & 멜린다 게이츠 재단(이하 빌게이츠 재단)이 공동으로 개최한 행사다. 우리의 관심을 끈 것은 빌게이츠 재단이 이 행사를 공동으로 주최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사실 우리 측 참가자들은 ‘관심’ 수준이 아니었다. 참가단은 출발 전부터 긴장한 얼굴이었다. 중요한 것은 빌게이츠 재단이 중국 행사를 주최하면서 적극적으로 나섰다는 것이다. 자칫 ‘화장실문화의 종주국’이라고 자부해 온 한국이 그 지위를 상실할 수도 있다는 위기감을 느끼게 했다. 더욱이 중국 측에서는 리샤오린(李小林)씨가 회장인 중국인민대외우호협회가 전면에 나섰기 때문이다. 중국인민대외우호협회는 중국의 모든 민간국제교류를 총괄하는 거대한 조직이다. 리샤오린(李小林) 회장은 리셴녠(李先念) 전 국가주석의 딸이자 중국 민간외교의 대표인물로, 지난 7월23일 청와대를 방문, 박근혜 대통령을 만난 바 있다.

이번 회의의 주된 참석 기관은 중국 내 대학교, 연구원, 연구소와 관련분야의 유명기업, 관련 정부기관, NGO 및 언론매체 등이었다. 화장실 혁신대회에서는 중국 지역의 활동내용 및 우수방안사례 등 관련 내용이 다루어져 관심을 끌었다. 앞으로 빌게이츠 재단은 이번 대회에서 발표된 기술방안들을 국제전문팀의 심의를 거쳐서, 추천·후원하기로 했다. 빌게이츠 재단의 지원금은 기술방안에 대한 설계, 연구, 제조 및 운영평가에 쓰일 예정이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 화장실문화운동의 창시자로서 초대 세계화장실협회 회장 ‘미스터 토일렛’ 고 심재덕씨를 기리는 (사)심재덕 기념사업회와 수원시 관계자가 참석해 행사를 지켜봤다.

빌게이츠 재단과의 연결고리를 만드는가 하면 한국 화장실 운동 홍보, 한국의 신기술 소개 등의 성과도 있었다. 그러나 심재덕 전 회장 사후 한국이 세계화장실 문화를 선도하지 못하고 주춤거리는 사이에 중국이 빌게이츠 재단과 손잡고 화장실 혁신대회를 개최하는 등 한국을 뛰어넘으려 하고 있는 것이다. 세계 화장실 문화의 주도권을 되찾고 종주국이 되기 위해서는 지금이라도 정부의 전폭적인 행·재정적 지원과 국민적 관심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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