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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경찰관도 외상 후 스트레스관리 필요하다

‘인적 드문 곳에 칠흑 같은 이 밤에/ 도움 손길 없이 무서워 죽겠는데/ 찜통 같은 더위에 찢어지는 추위에/ 거침없이 뛰어가는 작은 영웅’ 몇 해 전 경찰관 사이에서 화제를 모았던 ‘작은 영웅’이란 노래다. 만든 이는 당시 울산경찰청 과학수사계에 근무하던 젊은 행정관이었다. 경찰관들과 함께 일하면서 느낀 그들의 애환을 담은 노래다. 끔찍한 살인사건 등 강력 사건과 사고가 발생했을 가장 먼저 현장에 출동하는 ‘작은 영웅’은 바로 경찰공무원과 소방공무원들이다. 소방관들도 위험한 직업이지만 경찰관은 더 심하다. 살인·성폭력·강도 등 각종 강력사건에 그대로 노출돼 있다.

그나마 소방관들은 몇 년 전부터 외상 후 스트레스(PTSD) 관리를 체계적으로 받고 있어 다행이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는 심각한 외상을 보거나 직접 겪은 후에 나타나는 불안장애 증세다. 열악한 환경에서 근무하는 소방관에 대한 국민의 여론이 비등하면서 소방관들을 위해 소방관서 PTSD 심신안정실 8개소를 설치했다. 또 치유장비를 구입하고 아주대학교 등 도내 88곳의 전문기관과 업무협약을 체결해 전문치료를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경찰공무원에 대한 배려는 거의 없다. 서울 보라매병원에 설치된 ‘경찰 트라우마 센터’밖에 없는 실정이다.

사실상 제대로 된 관리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경찰관들은 이마저도 기피하고 있다고 한다. 동료들로부터 정신병 환자 취급을 받을까 걱정스럽기 때문이다. 게다가 경기지역 내 연계된 PTSD 전문기관이 아니어서 실제로 정신 상담을 이용하는 경우가 극히 적다고 한다. 도 경찰청에 의하면 작년에 경찰관 184명이 자살, 인질, 살인사건 등 충격적인 사건을 겪었지만 현장상담만 이루어졌을 뿐 경찰 트라우마 센터를 이용한 경기경찰청 경찰관은 10여명에 불과했단다.

충격적인 사건 이후 겪는 스트레스는 말로 표현이 안 될 정도지만 업무가 잔뜩 쌓여 있어 서울에 있는 경찰 트라우마 센터까지 찾아가 치료를 받기는 힘들다는 한 경찰관의 하소연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범죄로부터 국민의 안전을 책임지는 경찰관들이 트라우마로 고통을 받게 해서는 안된다. 이들이 심리적으로 안정된 상태로 근무를 해야 국민들의 안전도 확보된다. 따라서 예산타령만 할 것이 아니라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가까운 병원 등 전문기관과 협력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예방과 치유에 힘써야 할 것이다. 경찰도 보호를 받아야 할 ‘사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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