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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n쉼]우리에게 재외동포는?

 

4·13 국회의원 총선을 앞두고 드러나고 있는 한국 정당정치의 민낯을 바라보면서, 데모스(demos)와 크라토스(cratos)의 합성어인 민주주의(democracy)를 다시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여야 정당이 국회의원 후보 공천에 권력의 주체인 민중(국민)을 의식한 공천(公薦)을 했는지, 아니면 사천(私薦)을 했는지 그 결과를 우리는 4·13일 밤에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2012년 3월, 제19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새누리당은 다문화가정 출신과 탈북자 출신을 비례대표 국회의원 당선권 내 후보로 이름을 올렸다. 시기상조라는 주장도 있었으나 다문화시대를 선도하고 ‘통일대박론’을 준비하려는 정부의 의지가 반영되었다.

2016년 3월,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은 비례대표후보로 각기 45명과 36명을 발표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다문화가정뿐만 아니라 재외국민선거로 기대를 모았던 재외동포 출신도 당선권 내에 들어가지 못했다. 새누리당에서는 44번에 서안순(70) 현 시카고한인회장이, 더불어민주당에서는 33번에 박옥선(49) 케이팝투어 대표가 이름을 올렸을 뿐이다.

여야 정치인들이 동포사회를 방문할 때마다 비례대표 최소 1석은 배려하겠다고 공약(公約)했으나 ‘공약(空約)’으로 끝난 것이다. 제20대 국회의원 선거 투표에 참여하기 위해 등록한 재외유권자 수는 총 15만 4천217명인데, 2017년 12월 대선에서는 최소한 50~60만의 유권자가 등록되어야 한다는 한 재외동포의 주장이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720만 재외동포가 한국사회에 도움을 주었을 뿐만 아니라 국익제고에 기여해온 것을 다시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제주의 감귤산업과 한국 산업화의 첫출발인 구로공업단지, 재일교포의 투자와 기여가 없었다면 불가능했다. LA와 뉴욕 등 미주한인사회 ‘유권자의 힘’, 미국에서 독도의 병행표기와 위안부문제의 공론화를 가능하게 했다. 해마다 새 건물이 들어서고 있는 서울 서남권의 중국동포타운, 중국동포의 투자에 이어 중국 한족의 투자도 이어지고 있다.

초국적시대에 다민족다문화 환경에서 살아온 재외동포가 구축한 글로벌 네트워크는 해외 취·창업을 준비하는 우리 청년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원군이다. 한국의 대학들이 다투어서 외국인뿐만 아니라 재외동포 유학생을 유치하려고 ‘외국인’ 유학생에게 특별 장학금을 제공하고 있다. 중국 조선족과 CIS 고려인, 미국시민권을 가진 재외동포도 ‘외국인’으로 장학금을 받고 있다.

그러나 예외가 있다. ‘밑바닥의 재외동포’(홍익대 재일코리안 김웅기 교수 주장)인 국내거주 재일코리안이다. 한국 국적을 갖고 있으나 한국에 산 바도 없고 그래서 주민등록증이 아닌 거소증을 갖고 있는 재외동포비자(F4)를 갖고 있는 ‘재일교포’는 한국에서 ‘투명인간’으로 살아가고 있다.

“왜, 일본에 살고 있는 한인들이 일본시민권을 갖지 않나요?” 3년 전 오사카 이쿠노 코리아타운을 방문하여 재일코리안 2세와의 대화에서 나온 참석 학생들의 질문이었다. 일본인으로 살다가 하루아침에 일본 국적을 상실한 ‘재일코리안’에게 다시 일본시민권의 취득은 단순한 한국 국적의 포기가 아니었음을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온갖 차별과 박해 속에서도 ‘한민족’임을 지켜온 재일코리안은 1965년 한일수교로 ‘특별영주권’을 받아 일본인으로 살아가고 있다. 특별영주권자로 지방참정권을 얻고자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은 요원한 듯하다. 오히려 재특회(재일 특권을 허용하지 않는 시민모임)의 혐한시위 속에 더 어려운 삶을 살고 있다.

국내에 유학중이거나 이런 저런 이유로 장기체류 중인 재일코리안은 ‘국적’이 한국이라고 하지만, 외국인 신분증(거소증)을 받고 있는 외국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일코리안 유학생은 ‘국적’이 한국이라는 이유로 외국인 장학생 배정에 제외되고 외국어시험으로 ‘한국어’를 선택할 수 없다. 탄력 있는 정책 시행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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