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시험 열풍이 지속되고 있다. 주변을 둘러보아도 공무원시험 준비에 매달린 청년들이 너무 많다. 경제도 어려운데다 고용이 안정되고 처우도 좋아졌다는 점이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가장 큰 이유다. 이처럼 취업난과 고용 불안정, 낮은 임금들에 대한 청년들의 고민이 심화되면서 ‘공무원 시험’ 경쟁률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한국고용정보원이 최근 ‘청년층 취업준비자 현황과 특성’을 분석한 바에 따르면 20~24세 취업준비자 중 47.9%, 25~29세에서는 53.9%가 공무원시험을 준비하는 이른바 ‘공시족’이라는 것이다. 취업준비생의 절반 이상이다. 이 가운데서 절반에 육박하는 45.5%가 9급 공무원 준비생이라고 한다.
산업사회로 옮겨가기 전인 1960년대만 해도 취업할 만한 곳이 그리 많지 않았다. 대기업도 없던 시절이라 한국전력이나 시중은행 외에는 갈 자리가 없어 공무원시험에 많이 응시했다. 그러나 경제개발계획이 진행되고 산업사회가 되면서 1970~1980년대 이후에는 고시를 제외하고는 공무원시험의 인기는 그다지 높지 않았다. 대기업을 비롯한 일할 자리가 많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9급 공무원시험 경쟁률이 40대1을 기록하는 등 공무원시험이 선풍적인 인기를 끄는 것은 젊은이들의 제대로 된 일자리가 그만큼 없다는 것을 방증해준다.
게다가 비정규직의 양산과 고용불안이 높아지는 현실에서 정년이 보장된다는 것도 공무원의 매력이다. 공무원연금을 지난해 개혁했다지만 아직도 국민연금 가입자보다는 좋은 조건이다. 여성에게 있어서도 육아휴직이나 유연근무제 같은 양성평등 인사정책은 경력 단절 없이 장기간 근무할 수 있다는 장점에서 공무원 선호도는 높아만 간다. 연봉이 다소 높다는 일반기업에서 조기 퇴사의 압력을 받는 것보다 정년을 보장받는 안정적인 직업을 택하자는 심리가 작용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같은 공무원을 선호하는 풍조를 무조건 탓하기는 어렵다. 국가나 지자체는 우수한 공무원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환영할 수도 있다. 그러나 국가인적자원의 배분에서는 왜곡현상이 일어날 수도 있다. 우수한 인재들이 창의성을 갖고 민간기업에서 경제활동에 종사할 때 국가경쟁력이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공시족 열풍은 사회현상이기도 하지만 국가의 책임도 크다. 국가인재의 균형적 배분을 위해서는 고용시장의 혁신을 꾀하는 노동개혁을 통해 창의적이고 역동적인 일할 맛 나는 일자리 창출에 나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