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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사라지는 나비

중국 전국시대 사상가 장자(莊子)는 나비가 되어 날아다니는 꿈을 꾼 뒤 깨어나 말했다. “내가 나비를 꿈꾼 것인지, 나비가 나를 꿈꾼 것인지 모르겠다”며 “깨어나서야 비로소 그것이 꿈이었음을 알게 되지. 드디어 크게 깨어나면 우리의 삶이라는 것도 한바탕의 큰 꿈이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네”라고.

유명한 장자의 ‘제물론’에 모티브를 제공한 호접지몽(胡蝶之夢)은 다름 아닌 나비에서 비롯됐다. 그래서 나비를 환생의 상징으로 부르기도 한다. 현실에선 애벌레에서 번데기로, 다시 화려한 옷을 입고 나풀대는 멋진 나비로 환골탈태해 더욱 그렇다.

사람과 인연이 깊다고 생각하는 것은 서양도 다르지 않다. 고대 그리스에선 나비를 영혼과 같은 단어 ‘pshche’로 부를 만큼 신성시했다. 기독교에선 지금도 부활의 상징으로 여기고 있다. 절망에서 희망을 노래할 때도 곧잘 인용된다. 2차 세계대전 중 폴란드 ‘아우슈비츠’에서 유대인들은 내부 벽 곳곳에 손톱이나 돌조각으로 나비 그림을 새겨 넣었다. 이들은 벽에 나비를 그리며 환생과 자유를 갈망했던 것이다. 17세기 아일랜드에서는 흰나비를 아이의 영혼이라며 흰나비를 죽이지 못하게 하는 법을 제정하기도 했다.

인류가 지금까지 찾아낸 나비는 1만8000종에 이른다. 그동안 한국에서 발견된 것은 248종이다. 나비들은 무리 지어 하늘하늘, 아슬아슬 떨어질 듯 내리다 솟아오르기를 반복하며 나부끼듯 날아간다. 한데 나비들이 아무렇게나 나는 것 같지만 다 원칙이 있다고 한다. 그래서 그것을 나비길, 즉 접도(蝶道)라 부른다.

이런 나비의 개체수가 지난 15년 동안 평균 34%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종류도 1999년에는 82종이었으나 2014~2015년에는 71종으로 11종이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연구 결과를 발표한 국립산림과학원은 앞으로 도시지역에서 나비가 더욱 급격하게 사라질 가능성이 크다며 주범은 기후변화라고 밝혔다. 극히 작은 움직임이 세계 곳곳에서 전혀 예기치 못한 사태를 만들어낼지 모른다는 ‘나비효과’의 피해자 중 하나도 ‘나비’라니 안타깝다.

/정준성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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