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겨울이 가고 봄이 온지 얼마되지 않은 것 같은데 벌써 여름이 온 것 같다. 미세먼지가 극성이지만 가끔은 맑은 하늘을 볼 때면 이유를 알 수 없는 행복감이 간혹 느껴지기도 한다. 그러던 중 내 몸을 이곳 저곳 살펴보다가 문득 “어?” 하고 놀라며 “이거 큰병 아닌가?” 하는 두려움에 사로잡히는 경험을 가끔씩 하게 된다.
흉부외과 진료실에서 환자를 진료하다가 가끔씩 보게 되는 병 아닌 병에 대하여 몇 가지 정리를 해보자.
먼저 티체병(Tietze’s disease)이다. 빗장뼈로 더 잘 알려진 쇄골의 끝부분(어깨쪽이 아닌 목 쪽 끝)이 붓고 아픈 현상인데, 본인도 모르게 진행하여 어느 날 문득 발견하고는 왼쪽이나 오른쪽이 다른 쪽보다 부어있는 것을 알게 된다. 당연히 불편감이 있고, 욱신거리고, 어떤 분들은 자꾸 뼈가 자란다고 하기도 한다. 또 압통이 있을 수 있으나, 다른 화농성 관절염이나 연부조직염과 달리 그 정도가 심하지 않고, 뼈가 많이 부은 듯 한쪽이 커 보이지만 초음파 혹은 CT 촬영을 해보면 부은 두께가 1∼2㎜도 되지 않을 정도로 부은 정도가 미미하다.
다른 종양성 질환이나 연부 조직 감염증, 외상 등이 아니라면 이런 경우가 바로 티체병이다. 티체병은 남녀 공히 성인에게서 흔히 발생하고 쇠퇴와 재발을 반복하지만 대증적 치료로 충분하며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한 경우는 매우 드문 질환이다. 그리고 빗장뼈만이 아니라 2번 3번 늑골의 흉골 결합 부위에서도 흔히 발병합니다.
두 번째는 몬도병(Mondor’s disease)이다.
흉벽의 앞쪽의 약간 아래부분, 다시 말하면 유방의 외하방 부위에서 간혹 막대기 같은 것이 만져지는 경우가 있는데 딱딱한 실 같이 느껴지기도 하고 당기면 통증도 있다. 피부가 얇은 사람들은 그 주변이 함몰된 것처럼 보이기도 하고, 양측성으로 있을 수도 있다. 성인 여성에게서 호발하며 이 또한 어느 날 문득 발견되고는 큰 병이 아닌가 걱정하게 되는 경우다. 흉벽에 생길 수 있는 종양이나 염증, 외상 등과 감별을 해야 하지만, 그런것이 아니라면 단순한 표재성 혈관염 즉 몬도병인 경우다. 이 병은 특별한 치료 없이 소실되는 경우가 많고 대증적인 치료로 충분한 경우가 많습니다.
세 번째는 검상돌기다.
흉벽의 전(前)벽의 중앙, 양측의 늑골이 만나는 부위에는 갑오징어 뼈처럼 생긴 흉골이 있다. 우리 몸에서 가장 강한 뼈 중의 하나인 이 흉골의 최하방에는 흉골의 꼬리뼈가 있는데 이것이 검상돌기다. 흔히 명치라고 불리는 배와 가슴의 접경부위에서 이 검상돌기가 만져지며, 정상적으로 누르면 아픈 부위다.
평소에 무심히 지내다가 어느 날 자신의 검상돌기를 발견하고는 놀라서 병원을 찾는 분들이 간혹 있다. 유치원생을 둔 어머님들이 아이의 검상돌기를 발견하고 놀라서 오기도 하고, 70에 가까운 분들이 어느 날 자신의 검상돌기에 놀라 오기도 하지만 방사선 촬영과 촉진으로 정상 검상돌기임을 확인하고 안심시켜드릴 수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생활 수준이 올라가고 수명이 늘어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것은 좋은 현상이다. 그리고 염려스러운 부분이 있으면 병원을 찾아 확인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