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사업자들이 부가가치세 신고를 3개월마다 하도록 되어 있다. 1월부터 3월까지의 기간에 대하여 4월 25일까지 신고해야 하는 등, 매 3개월마다 그 다음 달 25일까지 부가가치세를 신고해야 한다. 개인들의 경우 3개월마다 부가가치세를 신고하고 납부하게 하면 납세자들의 조세 협력 비용이 과다하다고 하여, 6개월마다 신고하도록 되어 있다. 다만, 개인사업자는 3개월마다 전기 6개월의 부가가치세의 절반을 예정고지세액으로 내야 한다.

부가가치세는 일종의 거래세로써, 재화나 용역을 제공할 때 모든 거래에 대하여 10%의 세금을 징수하는 것을 뜻한다. 결국 국가는 모든 재화, 용역의 거래에 대하여 10%의 세금을 징수함으로써, 엄청난 세금을 걷게 된다.

부가가치세를 신고, 납부하는 자는 사업자들이다. 하지만 부가가치세를 실제로 부담하는 자는 국민들이다. 대한민국의 모든 국민은 부가가치세를 부담하게 되어 있다. 부가가치세를 부담하지 않으려면 타인과의 거래 없이, 모든 것을 혼자 자급자족하면 된다. 만약 내가 만든 물건을 옆집에서 만든 물건과 교환하거나, 금전으로 환가하는 경우 10%의 부가가치세를 즉각적으로 부담해야 한다.

우리가 지자체에다 공공의 이익을 위한 문제를 제기할 때, 종종 “세금도 내지 않는 사람이 왜 이렇게 말이 많아.”라고 타박하는 사람이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모든 국민은 상당금액의 부가가치세를 부담하는 담세자이다. 그러니 정치나 지방행정에 의견을 제시하는 것이 당연하고 세금 운운하면서 이를 저지하는 것을 잘못됐다.

1년에 생활비로 3천만원 정도를 지출한다면, 이 중 10%인 300만원을 부가가치세로 부담한다고 보면 된다. 연말에 직장인들에게 10만원 정도의 세금을 더 내야 한다고 하면 신문에 대서특필되는 것을 볼 수 있다. 300만원 정도의 세금이라면 엄청난 금액으로, 국민들이 이를 인지했을 때 국가는 거센 조세 저항에 직면하게 될 수도 있다.

국가가 세금을 많이 거둘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세금을 부담하는 자를 많게 하고, 세금을 부담하는 자가 스스로 세금을 내는 것을 인식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즉, 조세 저항을 줄이는 것이다. 부가가치세는 이런 세금의 일종으로, 국민들은 세금을 내는지 안 내는지 인지하지 못하는 가운데 국가가 세금을 징수하는 것이다.

식당에서 라면 한 그릇을 먹을 때 3천500원 정도를 낸다. 이 중 350원이 세금에 해당한다. 왜 라면을 먹는데 세금을 내야 하는 것일까? 국가는 라면에 왜 세금을 부담시키는 것일까? 우리가 세금 350원을 내기 싫다고 한다면 어떻게 해야 되는 것일까? 이런 고민을 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결국 국민은 자기도 모르게 350원의 부가가치세를 부담하는 담세자가 되고 만다.

이런 부가가치세의 신고기간이 7월 25일이었다. 모든 국민들에게 부가가치세의 부담액을 개인별로 통지해 줄 수 있다면 국가는 당연히 그 일을 해야 하겠지만, 그런 일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결국, 양들은 평화롭게 풀을 뜯어먹고 있는 가운데 등 뒤를 돌아보면 자기 털은 없어져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