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혈하신분~ 호두과자 공짜로 드려요

2007.03.26 20:13:04

‘코코 호두과자 가게’ 김진화씨 헌혈증 모아 이웃사랑 실천

‘헌혈증서를 가져오시면 호두과자를 공짜로 드립니다.’

 

 

용인시 수지구 상현동에는 헌혈증서를 주면 3천원짜리 호두과자를 받을 수 있는 곳이 있다.

바로 백혈병환자 돕기를 하고 있는 김진화(47·사진)씨의 코코 호두과자 가게다.

이 가게 출입문에는 하얀 종이에 ‘헌혈증서를 가져오시면 호두과자를 공짜로 드립니다. 당신의 사랑이 생명을 구합니다’라는 글귀가 쓰인 안내문이 붙어있다.

김씨가 호두과자를 주고 헌혈증서를 모으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05년 7월. 김씨는 “내가 다니는 성당 신우 한 분이 백혈병으로 돌아가셨습니다. 이후 난치병 환자들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이 없나 생각하다 헌혈증서를 모으게 됐어요”라고 말했다.김씨가 지금까지 모은 헌혈증서는 모두 1천여장에 달한다.

지난 22일에도 인근 동사무소에 그동안 모은 300장의 헌혈증서를 전달하며 백혈병환자 돕는데 써달라고 부탁했다.동사무소는 이 헌혈증서를 인근 지역 백혈병환자들에게 30~100장씩 나눠줬다.

김씨는 처음 가게 앞에 현수막까지 내걸고 헌혈증서를 가져오는 손님들에게 5천원어치의 호도과자를 줬다.

주민들의 호응이 대단했다.

그러나 손님이 늘어날수록 김씨 가게의 수익은 점점 감소, 어쩔 수 없이 지난해 초부터는 현수막을 슬며시 걷고 대신 출입문에 A4용지로 헌혈증서를 모으고 있다는 안내문을 붙여 두었다.감사의 표시로 주는 호두과자도 3천원어치로 조금 줄였다.

김씨는 “내 욕심만 차리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에 호두과자 양을 줄이면서 무척 미안했다”고 말했다.

“알리고 싶어 한 일이 아니다”라며 한사코 인터뷰를 거절하던 그는 “사실 헌혈증서를 모아 백혈병환자들을 돕는 것은 모두 손님들의 덕분”이라고 말했다.

“4일 전 손님 한 분이 찾아와 헌혈증서 80장을 주셨어요. 호두과자도 받지 않으시더라고요. 당신의 아들이 3년전 백혈병으로 결국 저 세상으로 갔다고 했습니다. 지금까지 이 분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헌혈증서를 모아 백혈병 환자를 돕는 것과 함께 김씨는 현재 아내와 자녀들의 이름으로 여러 사회복지시설을 후원하고 있으며 매월 인근 어린이 복지시설에 호두과자를 무료로 전달하고 있다.

김씨는 “솔직하게 이런 일을 드러내거나 생색내고 싶지 않아요. 그냥 부모로서 우리 아이들에게 모범을 보이고 싶고 이 아이들이 커서 좋은 일을 하며 살아주길 바라는 마음 뿐입니다”라고 말했다.

 

김종성 기자 jskim@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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