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달음의 노래, 해탈의 노래<81>-깨달음의 길

2007.07.01 19:58:04

배울 것과 배우지 않아야 할 것이 있다-소설가 이재운

 

어느 날 불경 공부에 여념이 없던 덕산이 무언가 깊이 느낀 게 있었던지 도반들을 불러 이렇게 선언했다.

“티끌 하나가 바다를 집어삼켜도 바다의 본성엔 변함이 없다. 겨자씨를 칼 끝에 던져도 칼 끝은 동요함이 없다. 마땅히 배울 것과 배우지 않아야 할 것이 있다.”

덕산은 그로부터 선에 눈을 돌려 열심히 마음을 닦아나갔다.

어느 정도 선기가 익자 그는 용담 숭신(龍潭崇信) 선사를 찾아 선문답을 나누었다. 덕산이 먼저 칼을 뽑았다.

“용담의 소문을 들은 지 오래인데 와서 보니 연못도 보이지 않고 용도 없네그려!”

용담은 덕산이 찾아간 선사의 이름이지만 한자 그대로 용이 사는 연못이라는 뜻으로 풀어 은근히 칼을 던져 본 것이다.

“용담엔 직접 와 봤나?”

용담의 방어를 시원치 않게 여겼는지 덕산은 다른 말없이 하직 인사를 하고 떠나려 했다. 그러는 용담이 덕산을 만류하며 하룻밤 묵어가기를 청했다. 덕산은 밤새 문 밖에서 잠자코 앉아 있기만 했다. 그러는 덕산에게 용담이 은근한 칼을 뽑았다.

“좀 들어오지 그래.”

“어두워서 못들어가겠는데요.”

덕산의 방어엔 용담을 조롱하는 비유가 섞여 있었다. 어두운 건 방이 아니라 용담이란 말이다.

용담은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촛불을 붙여서 덕산에게 건넸다. 덕산이 무심코 촛불을 받아드는 순간 용담이 훅하고 입김을 불어 불을 꺼버렸다.

순간 덕산은 벌떡 일어나 감격의 미소로 범벅이 된 채 용담 앞에 엎드렸다.

용담이 물었다.

“무얼 봤길래 그토록 신이 나는가?”

“지금부터는 절대로 천하의 어느 노화상이라도 저를 현혹하지는 못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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