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가가 내리면서 휘발유와 경유 가격은 계속 내리고 있는데 왜 LPG가격은 그대로입니까”
국제유가 하락이 국내 휘발유와 경유 가격의 하락세를 견인하고 있는 가운데 서민연료인 LPG 가격은 여전히 높은 가격을 유지하고 있어 장애인과 영업용 택시기사 등 LPG를 주로 사용하는 서민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특히 국제유가 하락에도 불구하고 최근 급등하고 있는 원·달러 환율이 국내 LPG가격 인하의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돼 비싼 LPG 가격으로 인한 서민들의 고통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25일 LPG업계에 따르면 국제유가하락으로 인한 LPG수입가격 인하에도 불구하고 최근 상승하고 있는 환율이 국내 LPG가격 인하에 부담을 주고 있다.
1020원 초반대에 형성됐던 지난달 평균 원·달러 환율은 이달 초 1030원대까지 올랐고 최근 급등세를 지속하면서 25일 현재 1078.90원을 기록, 3년 9개월 만에 최고치를 갱신했다.
이러한 환율 급등세는 최근 지속되는 국제 유가 하락에도 불구하고 수입 유가 하락폭을 줄여 국내 유가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매주 변동된 유가가 적용되는 경유와 휘발유와 달리 LPG가격의 경우 한달에 한번 적용돼 다음달 가격 적용을 앞두고 최근 급등하는 환율은 LPG가격의 인하폭을 더욱 좁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LPG수입사의 한 관계자는 “국제 LPG가격 인하로 인해 가격이 인하될 것으로 보이지만 최근 환율이 오르고 있어 9월 국내 LPG가격 인하에 부담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수원시 장안구 송죽동의 한 LPG충전소 관계자도 “매달 말일이면 LPG가격에 대한 전망이 나오는데 이 달에는 오른다든지 내린다든지 아무런 얘기가 없다”며 “경유값이나 휘발유값이 내리는 것을 보면 내려야 하는데 솔직히 알 수가 없다”고 밝혔다.
국내 LPG가격은 국제LPG가격과 환율 변동추이를 토대로 산정된다.
최근 국제LPG가격은 프로판이 45달러 떨어진 860달러, 부탄이 60달러 인하된 890달러로 각각 결정돼 kg당 60원 가량 인하요인이 발생했다.
하지만 최근 급등하는 환율로 인해 국내 LPG가격 인하폭은 이보다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수원시에서 택시 영업을 하고 있는 택시기사 이모(54)씨는 “최근 경기침체로 인해 가뜩이나 택시를 이용하는 손님이 줄었는데 오른 LPG가격은 내려갈 움직임조차 없다”며 “매출은 줄고 들어가는 돈은 늘고 이래저래 죽을 맛”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한편, 올 상반기 LPG충전소 평균 판매가격은 ㎏당 1255.45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의 ㎏당 878.12원에 비해 43%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