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적은 꼴찌지만 최선을 다했기에 우리들에겐 챔피언입니다.”
서울경마공원 ‘차밍걸’(암말·8세)이 한국경마 최다연패와 최다출전기록을 갈아치웠다.
‘차밍걸’은 지난 26일 경주에서 11두 중 꼴찌로 쳐지면서 팬들을 안타깝게 했지만 직선주로에 접어들자 특유의 뒷심을 발휘하며 악착같이 하위권 마필들을 따라잡았으나 역부족으로 9위를 차지, 96연패를 기록했다.
지금까지 최다연패기록은 ‘당나루’가 세웠던 95연패였다.
지난 2007년 데뷔한 ‘차밍걸’의 팬들은 우승여부보다는 언제까지 뛸 수 있을 것인지에 더 관심을 쏟고 있다.
오랜 전부터 이 말이 출전하는 날이면 서울경마공원을 찾아 응원했다는 최영일 씨(43·편의점 운영)는 “‘차밍걸’은 우리 서민들의 모습을 대변하는 것 같다”며 “요즘 사업이 녹록치 않고 힘든 일들도 많지만 ‘차밍걸’을 보면 용기가 생긴다”고 말했다.
2005년 제주도에서 태어난 ‘차밍걸’은 작은 체구에 폐활량도 적은 약골이었다.
혈통도 그리 좋지 않아 그야말로 경주마로는 별 볼일 없는 ‘부진마’로 2008년 1월 데뷔이후 내리 연전연패를 거듭했고 폐기처분될 운명이었다.
그러나 변영남(71) 마주는 경주로에 들어서면 죽기 살기로 달리며 매 경기 최선을 다하는 ‘차밍걸’을 포기하지 않았다.
지더라도 꾀부리지 않고 결승선까지 성실히 달리는 그의 모습을 통해 마주는 ‘희망’을 봤다고 했다.
경주에 최선을 다하는 투혼에 경마팬들은 감동의 박수를 보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