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 생간 먹으면 눈 기생충 감염돼 시력 잃을 수도 있다

2015.12.27 19:10:44 13면

백내장, 시력 떨어지거나 물체 겹쳐 보이고 뿌옇게 보이는 증상
녹내장, 안압이 높아 시신경이 눌리는 병으로 조기진단이 최선
안검하수, 윗눈꺼풀이 아래로 쳐지고 눈 작아져 수술 고려해야

■ 안질환

사람의 눈은 구조와 기능이 매우 정밀하고 섬세하다. 눈은 직경이 24㎜인 구의 형태를 갖고 있는데, 그 작은 공간 안에 수억 개의 세포가 집중돼 있고 그 세포가 놀랍도록 정교하게 배열돼 있다.

그 구조는 안구와 안와(眼窩), 결막, 눈꺼풀, 눈물샘 등으로 이뤄진다. 눈에는 빛을 신경신호로 바꿔주는 막대세포와 원뿔세포가 존재하는데, 원뿔세포는 색채 및 시력과 관계있고 막대세포는 명암과 유관하다.

눈은 태어날 때는 물체를 보고 분간할 수 있는 능력이 없으며 자라면서 눈을 계속 사용해 시력이 발달한다. 8~9세 정도 되면 성인시력에 도달한다.

하지만 사시가 있는 소아의 경우 눈을 사용하지 않게 돼 시력발달이 되지 않고 약시가 될 수 있다.

나이가 많아지면 약시의 치료가 어려워지므로 조기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흔히 사람의 눈과 카메라를 비교한다. 눈을 통해 들어오는 시각정보는 뇌로 전달돼 재구성된다.

시신경의 밀도가 위치마다 다르고 뇌 속에서 끊임없이 보정이 이뤄진다.

눈으로 보고 있는 멋진 풍경이나 남기고 싶은 순간을 카메라에 담아도 완벽히 똑같지 않은 것은 바로 그러한 이유에서다. 때문에 눈과 카메라를 같은 방법으로 화소를 따질 수는 없지만 대략 1억2천만 화소 정도로 예상한다.

눈에 발생하는 각종 질환과 유의할 점 등을 살펴본다.

◇백내장

우리 눈에서 카메라의 렌즈에 해당하는 역할을 하는 수정체가 혼탁하게 되는 것이 백내장이다. 시력이 떨어지거나 물체가 겹쳐 보이고 뿌옇게 보이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백내장은 일반적으로 연령과 관련돼 생기지만 40~50대부터 나타나기도 하며 상기 증상으로 생활에 불편을 느끼게 되면 수술을 고려하게 된다.

최근에는 백내장 수술과 동시에 난시교정 및 다초점 인공수정체를 통한 노안교정 등 좀 더 다양한 치료방법의 선택이 가능하다.



◇녹내장

예전에는 안압(눈속의 압력)이 높아서 시신경이 눌리는 병으로 알려졌으나, 실제로는 안압이 높지 않더라도 녹내장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최근에는 우리나라에서 발생하는 녹내장의 4분의 3 이상 정도가 이러한 정상안압녹내장임이 밝혀졌다.

녹내장이 생기면 시신경조직이 점차 없어져 시야가 좁아지게 된다. 심할 경우 실명에 이를 수도 있으며 손상된 시신경은 회복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녹내장을 조기 진단하는 것이 최선이다.



◇안검하수

안검하수는 눈꺼풀을 움직이는 근육의 힘이 약해서 윗눈꺼풀이 아래로 쳐지고 눈이 작아진 상태다.

안검하수가 있는 환자들은 눈꺼풀을 힘껏 들어올리느라 이마에 주름이 생기고 심한 경우에는 턱을 위로 쳐들게 된다.

이런 경우 수술을 해야 한다. 단순한 쌍꺼풀 수술이 아닌 제대로 된 안검하수 수술을 해야 하고 수술 후에는 모양도 좋아지고 기능적으로도 시각의 질을 높이는 효과가 있으므로 수술을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눈개회충증

위생 수준이 좋지 않은 과거에는 기생충에 감염되는 일이 많아 학교에서 배변검사를 하고 구충제를 나눠 주기도 했다. 최근 경제적 여건이 좋아지고 전반적인 생활수준이 향상되면서 기생충에 감염되는 일이 줄어들었다.

사실 기생충이 눈에 감염을 일으킨다는 이야기는 다소 생소할 것이다. 개회충이라고 불리는 기생충이 일으키는 눈개회충증은 2010년까지는 많이 알려지지 않은 질환였다.

대부분 단순 포도막염으로 알고 염증치료만 처방됐는데, 안구 내에서 염증이 이동하는 특이한 양상이 발견됨에 따라 개회충증 항체검사를 통해 눈도 개회충에 감염이 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보통 개회충이 사람 몸 속에 들어오면 소화기관 외에도 간이나 폐와 같은 장기로 이동한다. 이때는 큰 문제가 발생하지 않고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치유가 된다. 하지만 유충이 눈으로 올라가게 되면 눈에 염증을 일으키고 망막세포를 파괴해 시력을 저하시키고 심하면 실명에까지 이를 수 있다.

눈개회충증에 걸린 환자의 경우, 남성이 여성보다 3배 많았고 의외로 시골에 거주하는 사람보다 도시 사람이 3배 많았다. 또 눈개회충증에 감염된 환자들 중 개, 고양이 등 애완동물과 함께 사는 경우는 매우 적었고, 80% 이상의 대부분 환자들이 소의 생간을 섭취한 경험자들였다.

사실 동물에서 개회충이 가장 많이 서식하는 곳이 간인데, 소의 간을 익히지 않고 바로 먹으면 개회충의 알 또는 유충을 함께 섭취하게 되는 셈이다.

서양에서는 개회충증에 감염된 사람 중 대부분이 20세 미만의 어린이들인데 비해 우리나라나 일본과 같은 동양권에서는 30세 이상의 성인 환자가 더 많다. 이는 소의 생간을 먹는 음식문화가 큰 영향을 미친 것이다.

이미 일본에서는 2012년부터 소의 생간을 요리로 팔 수 없게 법으로 규제하고 있다. 생간을 즐겨 먹었다면 이제부터라도 기생충으로부터 안전할 수 있도록 조리된 간요리를 권장한다. 혹시 생간을 먹고 눈개회충증이 발병했다면 신속히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

이같이 안구질환은 방치하면 심각한 질환으로 될 수도 있기 때문에 눈 건강관리에 세심한 주의가 요구된다.

행복이 있을 때 잘 가꾸고 지켜야 하는 것처럼 행복한 눈도 마찬가지다. 심각한 눈질환인 녹내장이나 황반변성의 경우 병을 알기까지 단계별 증상이 없고 말기에만 증상이 있기 때문에 나이 들어 그렇겠지 하지 말고 검진에 신속성을 기해야 한다. 눈개회충증도 같은 정도의 관심이 절실하다.

<도움말=현준영·우세준 분당서울대병원 안과 교수>

/성남=노권영기자 rky@
노권영 기자 rky@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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