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당 ‘수원영통 낙하산 공천’ 파열음

2004.02.11 00:00:00

열린우리당의 공천 작업이 ‘공정경선원칙’과 ‘유력인사 징발론’ 사이에서 심한 마찰음을 내고 있다.
여권의 올인 전략에 따라 10일 사표를 낸 김진표 경제부총리와 권기홍 노동장관 등 각료 및 청와대 참모진이 중앙당의 내천을 받은 상태에서 총선 출마 채비를 갖추자, 이들이 내려갈 지역구에 공천을 신청했던 후보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11일에는 경기 수원 팔당지구당 당원 100여명이 여의도 당사로 몰려와 김 전 부총리의 ‘낙하산 공천’에 반대하는 성명서를 내고 국민참여경선 실시를 요구하며 항의시위를 했다. 팔달과 영통으로 분구가 확정된 이곳에는 박공우 변호사와 양종천 시의원, 이미경 전 경기도 여성정책국장이 공천을 신청했으며, 이들은 경선을 보장하지 않을 경우 운영위원장 및 상무대의원과의 동반 사퇴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지역당원들과 함께 중앙당을 찾은 박공우 변호사는 “가뜩이나 한나라당세가 센 수원에서 지역에서 검증도 받지 않은 인사가 낙하산으로 내려올 경우 승부는 뻔한 게 아니냐”며 “공정경선을 통해 후보의 경쟁력을 높이고 당의 결속력을 높이는 것만이 총선 승리의 유일한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우리당의 공천 잡음은 수원 영통에서만 나는 게 아니다.
영입 케이스인 권오갑 전 과기부 차관의 단수공천이 검토됐던 경기 고양덕양을이 유력 후보인 이명식 전 민주당 부대변인 등의 반발로 경선대상지역으로 선정된 것도 중앙당 내천에 따른 반발 확산을 염두에 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많다.
그러나 지도부는 ‘전체의 30%까지는 중앙당 차원에서 후보를 공천할 수 있다’는 당헌을 들어 영입인사에 대한 내천을 강행할 뜻임을 분명히 하고 있다.
김현미 총선기획단 부단장은 “이 난리는 선거때면 으레 있는 일”이라며 “선거는 우수한 성적이 아니라 이기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에 전략지역에 필요한 인물을 찾아 보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서울 강서을을 대상으로 실시된 첫 후보 경선에서 현역인 김성호 의원이 탈락한 것을 계기로 ‘이변’에 대한 기대심리가 확산되고 있다는 점에서 중앙당이 ‘30% 낙하산 공천’을 뜻대로 행사하지 못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최준영기자 cjy@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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