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헌재결정, 대한민국 도약 기회로

2017.03.01 19:41:55 인천 1면

 

지금은 길을 가다 뒷일을 보면 망신과 함께 경범죄로 벌금을 물어야한다. 화장실에서 용변 보는 것은 당연하다. 요즘 문명의 발달로 화장실은 집내부에 설치되어 물과 함께 위생적으로 처리되고 있어 예전의 변소, 뒷간, 측간 등은 옛말이 되었다.

그 시절에도 위생면을 고려하여 가족이 거주하는 본체와 동떨어진 곳에 뒷간을 건축하였지만 자연의 변화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해 비위생적이었다.

예를 들면 장맛비로 X물 튀기가 일수였고 무더운 여름철은 각종 해충들이 추운 겨울철은 고드름 모양으로 위로 치솟아 출입이 두렵고 불안해 어두침침한 저녁이면 제일 가기 싫은 곳이 뒷간이어서 어린이 노약자들은 보호자와 함께 가기도 하였다.

일 치룬 후 뒷정리도 볏짚, 보리짚, 밀짚을 여러번 비벼 해결하였고 후에는 다쓴 공책장, 신문지를 사각으로 절단하여 앞쪽에 매달아 해결하였다면 지금의 청소년들은 이를 이해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도심의 공중변소를 이용할 경우에도 줄을 서며 차례를 기다리다 급하면 새치기가 다반사라 다툼도 종종 있었고 소변과 대변의 가격을 달리한 체 몇원의 돈을 내고 유료로 사용하였다.

지금은 깨끗하게 단정된 개방형 화장실은 물론 질 좋은 화장지 또는 비데로 위생적으로 해결하는 것을 보고 측간 문화의 격세지감을 아니 느낄 수 없다.

이러한 애환과 고충으로 뒷이야기와 함께 속어, 속담도 전해온다. ‘뒷간과 사돈집은 멀수록 좋다’ ‘X묻은 개가 겨묻은 개 나무란다’ ‘변소 갈 때 마음 다르고 나올 때 맘 다르다’ ‘꼴 보기 싫은 사람이 죽을 경우 변소가서 웃는다’ 그리고 ‘좋은 시상을 떠올리려면 측간이 최고’라 하였다. 이렇게 측간은 우리의 생활문화이고 중년세대의 추억이기도하다.

그때는 밥먹기와 뒤보기 모두 중히 생각했다. 잘먹는 것만 능사가 아니라 잘 누는 것도 중히 여겨 쾌식과 쾌변은 같은 의미로 해석했다. 또 용변만큼 좋은 거름도 없었다. 화학비료가 없던 시절 농업용 거름으로 소중히 사용하여 질 좋은 농산물을 생산하기 때문에 길바닥에 용변을 함부로 볼 경우 정신없는 사람이라 했다.

이처럼 뒤보기를 중히 여긴 것은 용변은 더러운 것이 아니라 논, 밭에 가면 좋은 거름이 되어 흙이 베푼 은혜를 갚아야 한다는 깊은 뜻이 담겨져 있는 것이고 흙이 비옥해야 먹을 양식을 구할 수 있음을 깨닫게 하려는 것이다.

우리의 정치권도 흙이 베푼 은혜와 용변이 좋은 거름이 되었듯이 민의를 중히 생각하며 구태 정치가 아닌 질 좋은 정치 문화를 일구어낼 것을 주문하고 싶다.

요즘 ‘최순실게이트’로부터 시작된 탄핵정국은 헌재의 결정을 앞두고 온 나라가 시끌 하기만 하다. 민심도 촛불, 태극기 집회로 양극화로 분열되어 국민들은 혼란스럽기만 하다. 우리 선조들이 밥먹기와 뒤보기를 중요하게 생각한 것처럼 촛불, 태극기 모두가 소중한 의견임은 틀림없다.

헌법재판소는 어떤 결정이 국익을 위하고 국론을 대변하는 것인지 깊은 고민을 할 수밖에 없지만 주사위는 던져졌고 결단의 시기만 남았다. 섣불리 예측할 수는 없지만 어떠한 결정이 내려진다해도 헌재 결정을 존중해야 한다. 청와대와 헌재는 분명 솔로몬의 지혜를 발휘하며 혼란스러운 난국을 수습할 비책이 분명 나올 것이라 국민들은 믿어 의심치 않는다.

위기 다음 기회라는 말도 있다. 최순실 사건을 계기로 분열된 국론을 하나로 결집하여 대한민국의 제2의 도약을 위하여 매진해야 한다. 또 실추된 국가 이미지를 새롭게 자리매김해 줄 것을 정치권에 주문하고 싶다.

이러한 말도 있다. 요즘 건물은 높아졌지만 인격은 더 작아졌다 한다. 무엇을 의미하는가! 바로 메마른 정서와 어수선한 시국 때문이다. 높이 솟은 건물처럼 정치권의 인격도 한층 더 성숙해질 것을 주문하며 국민의 한사람으로 따뜻한 봄날이 어서 빨리 오기를 두손 모아 기원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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