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시산책]몸조심 하세요

2017.06.29 18:59:11 16면

 

몸조심 하세요

/권석창

숙이와 나는 헤어지기 위해

조용한 카페에서 만났다

우리의 눈은 젖어 있었고

슬픈 노래가 타향으로 흘렀다

우리가 헤어짐은

몸이 나뉘는 것

내가 너에게 네가 나에게

아무 것도 줄 수 없다는 것

이렇게 서로 만남도 부질없는데

일러둘 말인들 있을까마는

세상에서 가장 착한 그대가





한국어로 이렇게 말했다

몸조심 하세요

나도 부질없이 이렇게 말했다

몸조심하세요.

 

 

 

마주한 사랑이 애틋하다. 더구나 헤어지기 위한 만남의 자리라면, 가슴이 먼저 젖은 연인을 앞에 놓고 무슨 말인들 할 수 있을까. 담담한 척 찻잔을 만지작거리는 당신의 무릎이 떨리고 있다. 카페에서 들려오는 노랫말은 연인의 마음을 대변해주는 이야기 같아서 눈물겹도록 애잔하다. 마주한 시간의 흐름이 고요히 젖은 눈망울을 만들어 내고 무겁게 가라앉은 공기 속에서 서로에게 아무 것도 줄 수 없다는 부질없음과 허망함이 무겁게 가라앉는다. 헤어짐은 몸이 나뉘는 것, 같은 생각으로 별을 바라볼 수는 있어도 연인의 숨소리는 들을 수 없는 이별. 더구나 한국말이 서툰 외국인이 ‘몸조심 하세요’란 힘겨운 이별의 인사말이 오기까지 얼마나 많은 꽃들을 암기했을까 얼마나 많은 밤들을 깨트리며 건넜을까, 지상에서 느낄 수 있는 가장 애틋하고 따듯한 이별의 인사말 ‘몸조심 하세요’. /정운희 시인

 

경기신문 webmaster@kgnews.co.kr
저작권자 © 경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수원본사 :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영일로 8, 814호, 용인본사 :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영덕동 974-14번지 3층 경기신문사, 인천본사 : 인천광역시 남동구 인주대로 545-1, 3층 | 대표전화 : 031) 268-8114 | 팩스 : 031) 268-8393 | 청소년보호책임자 : 엄순엽 법인명 : ㈜경기신문사 | 제호 : 경기신문 | 등록번호 : 경기 가 00006 | 등록일 : 2002-04-06 | 발행일 : 2002-04-06 |인터넷신문 등록번호:경기, 아52557 | 발행인·편집인 : 표명구 | ISSN 2635-9790 경기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 2020 경기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kg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