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화 두 번째 개인전 '비밀스러운 중독'

2004.03.30 00:00:00

뭔가에 중독돼 가는 현대인의 내면 표출
새로운 한국화 형식 시도

각박해져 가는 현대사회 속에서 인간은 더욱 자극적인 것을 찾아 욕망의 나래를 편다. 갈수록 수위를 높이는 폭력적 영상물이 그렇고, 온·오프라인상에 판치는 음란물이 그렇고, 뭔가에 집착하는 인간 군상이 그러하다.
화가 문정화(여·28)는 그 가운데서도 자극적인 것에 중독돼 가는 현대인의 모습에 주목한다. 안양 롯데화랑에서 전시중인 그의 두 번째 개인전 '비밀스러운 중독'(오는 4월6일까지)은 한편의 단편영화를 보는 듯 총 16편의 시리즈 작품들이 하나의 테마로 연결돼 있다.
그가 테마로 잡은 '비밀스런 중독'은 겉으로 드러나는 알콜, 마약 등과는 달리 그리 중독성이 강할 것 같지 않은 도박성 경마다.
보다 자극적인 요소를 찾아나선 현대인들은 경마에 매달리게 되고 시작과 동시에 여기에 빠져든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광분하며 자기도 모르는 새 중독돼 가는 인간, 그러나 결국 낙담하고 마는 현대인들의 자화상이 총 16편의 평면작품에 담겨있다.
동양화를 전공한 문정화는 기존의 한국화가 갖고 있는 규범적 틀에서 벗어나 자기만의 색깔을 추구하는 신세대 작가다.
이번에 선보인 작품에서는 한지 위에 수묵, 채색 등 전통적 한국화 재료와 서양화의 안료를 섞어 새로운 한국화 형식을 시도했다. 동양적 선과 서양적 면이 탁월하게 조화돼 작가가 표현하고자 한, 현대인에게 내재돼 있는 중독성 경향을 그대로 끌어내고 있다.
"현대인들은 누구나 중독된 무언가를 현실속에 갖고 있는 듯 하다"고 말하는 작가는 "그러나 이 중독성은 각박하고 치열한 현대사회속에 살 수 밖에 없는 지친 현대인들의 불안한 삶의 단상을 그대로 보여주는 일례"라고 강조한다. (031)463-2715
정수영기자 jsy@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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