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시산책]쟁반탑

2018.04.25 19:00:46 16면

 

쟁반탑

/복효근

탑이 춤추듯 걸어가네
5층탑이네
좁은 시장 골목을
배달 나가는 김씨 아줌마 머리에 얹혀
쟁반이 탑을 이루었네
아슬아슬 무너질 듯
양은 쟁반 옥개석 아래
사리합 같은 스텐 그릇엔 하얀 밥알이 사리로 담겨서
저 아닌 석가탑이겠는가
다보탑이겠는가
한 층씩 헐어서 밥을 먹으면
밥 먹는 시장 사람들 부처만 같아서
싸는 똥도 향그런
탑만 같겠네

 

 

 

 

 

 

 

점심때쯤 시장 골목에서 종종 볼 수 있는 풍경이다. 통도사에 가면 보물 제471호 봉발탑이 있다. 부처님의 발우 모양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석조물인데, 부처님 입멸 후에 오실 미륵부처에게 법을 전한다는 뜻이 담겨 있다고 한다. 밥그릇을 받들고 있는 봉발탑이 와글거리는 시장 한복판에 나타났다. 양은 쟁반 옥개석을 5층까지 차곡차곡 포개 얹고 붐비는 시장 골목을 누비는 탑의 주인은 대한민국의 대표 서민 김씨 아줌마. 곧 석가 탄신일이 돌아온다. 그래서 더욱 빛나는 탑, 무수한 설법보다도 배고픈 중생의 시장기를 달래주는 저 서민의 무한한 자비의 힘, 5층 쟁반탑에 경배하고 싶다. /이채민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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