붓질로 더한 정겨운 우리네 풍경

2018.11.28 20:09:00 12면

과천시민회관서 내달 2일까지
흑산도 현지 스케치 60점 선봬
추상화·반추상화 적절히 곁들여

 

 

 

문암 박득순 화백 작품전시회

문암 박득순 화백의 제50회 작품전시회가 내달 2일까지 과천시민회관 2층 전시실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회는 ‘신안 천사섬의 향기’라는 타이틀로 그가 지난 1년간 고향인 흑산도 현지에서 스케치하며 준비한 60점을 선보였다.

예전엔 시골풍경을 사실화로 표현했던 박 화백은 이번 전시회에선 추상화와 반추상화를 곁들여 화풍에 변화를 꾀했다.

지금은 사라진 홍어 잡이 목선, 자신이 사는 집 주위에 배회하는 고양이들의 모습, 자신의 특유의 붓질로 표현한 볏짚을 지붕에 얹은 시골집 등 정겨운 우리네 풍경을 화폭에 담았다.

전시실에 들어서면 가장 눈에 띄는 작품은 100호 달하는 ‘홍어집’으로 바다 밑 황토를 사용해 다양한 색채를 표출했고 개흙 속에 사는 홍어를 표현한 추상화로 일반인들이 작가의 설명을 듣고도 이해하기엔 다소 어렵다.

이 작품은 대한민국미술대전 당선작이다.

그 옆엔 자리한 홍어 잡이 목선은 나무가 썩는 등 노후화가 심했으나 거센 풍랑을 이기고 항해하고 또 다른 목선은 홍어를 한가득 싣고 유유히 귀항하는 모습을 그렸고 거대한 바위섬에 직선으로 층층이 포개져 있는 바위들을 표현한 작가의 섬세한 솜씨에 관람객들은 경탄한다.

가오리의 빗살무늬를 추상화로 표현했다는 그림 앞에 선 관람객들은 연신 고개를 갸우뚱거리고 그 옆에 바다 속에 사는 생명체를 빨간색으로 점점이 새겨놓은 ‘청정해역’도 일반관객에겐 작가의 의도를 짐작키엔 어렵다.

 

 

 

 

흑산 홍어를 파는 옛 가게들의 모습은 50대 이상에겐 향수를 불러일으키고 잡은 홍어가 배를 가득채운 그림은 풍요롭다.

갈대숲에 한적하게 자리한 초가집에서 새벽녘 밥 짓는 연기가 굴뚝에서 나풀거리는 풍경은 누가 봐도 정겹다.

흑산 홍어를 파는 102개의 점포들은 사람들로 북적이고 그림 상단에 점포 이름을 빼곡히 그려놓아 지금은 사라진 옛 풍경에 아련한 향수를 느끼게 한다.

그는 자신이 사는 별양동 고양이들도 이번 전시회에 선을 보였다.

유독 사람을 피하지 않고 졸졸 따라다니는 고양이를 현지 주민들은 집도 마련해주고 비가 오면 우산을 씌워주고 추우면 비닐로 덮어주는 등 애정을 베풀었다.

박 화백은 “까만 털에 흰줄이 섞인 고양이가 어린이들의 친구가 되고 사람들과 교감을 나누는 모습이 문뜩 떠올라 그리게 됐다”고 술회한 뒤 “어린 적 보았던 사라져 가는 풍경을 화폭에 담았다. 그림을 배우는 후배들이 산수절경을 그리는 기법에 도움을 주고 관람객들도 잠시나마 즐기라고 전시회를 갖게 됐다”고 말했다.

/과천=김진수기자 kjs@

 

김진수 기자 kjs@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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