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에세이]4월을 맞이하며

2019.03.31 19:07:00 16면

 

 

 

추위는 이제 끝나고 꽃소식이 밀려온다.

여름 지나면 선풍기 먼지 털어서 비닐 씌워 창고에 넣어 두듯이 추위 이야기는 이제 곱게 개어서 장롱 속에다 넣어 둬야 할 때가 됐다. 비교적 북쪽 지역인 우리 동네도 이제는 완연한 봄이다. 청평 호반에 얼음이 녹아 보트 놀이가 가능해졌는가 싶었는데 오늘은 보니 개동백은 노란 물감이 탈색되기 시작했고 양지바른 곳에는 벌써 진달래가 성급한 계집아이 새 옷 입혀주면 자랑하러 뛰어 나가듯 꽃망울을 터트리고는 뽐내기 시작을 했다.

4월은 나 개인적으로 보나 국가적으로 보나 난제가 수두룩한 달이다. 사방천지 꽃소식에 묻혀, 가는지 모르게 지나는 4월이기도 하지만 솔직히 4월이 오는 것이 개인적으로도 두렵다. 노벨문학상을 받은 T. S. 엘리엇의 시 황무지에서 잔인한 4월이 시작되었는지 모르나 시대도 많이 변했건만 4월이 오면 잔인한 4월이라는 이야기가 여전히 많이 나오고 그래서 그런지 모르나 우리에게는 아직 아물지 않은 아픔이 있다. 기억하기조차 싫으나 차마 잊을 수 없는 끔찍한 일 다시는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다.

어제 어느 라디오 프로에서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가 긴급 기자회견을 한 것을 가지고 대담이 있었다. 그런데 너무나 충격적인 문제를 이야기한다. 들은 이야기를 다 할 수는 없지만 사고의 진상을 제대로 파악할 수 있는 DVR의 변조 내지는 바꿔치기에 무게를 두며 여러 의혹을 제기하는데 그저 안타까운 마음뿐이다.

세월호를 생각하면 어른인 것이 부끄럽고 꽃 같은 아이들을 보호하지 못하고 그렇게 보낸 것이 늘 가슴을 아프게 한다. 4월이 오면 그 아픔은 살아서 움직이기에 고통은 더하다. 이러할진대 부모들의 마음은 헤아릴 수나 있겠나, 4월을 맞이하면 아이들의 부모는 아픔을 감내 하기가 너무 어려워 고통으로 또 한 번 죽어가는 4월이 되리라.

지난 2월 12일 단원고에서는 사고가 난 지 5년 만에 250명의 아이들 명예졸업식을 가지고 아이들을 학교에서 떠나보냈다. 졸업장은 하늘나라로 배달되었고 어느 아이의 엄마는 아이의 이름이 호명될 때 엄마가 없으면 너무 외로울까 봐 졸업식에 나왔다면 울먹인다. 취재 기자의 마지막 멘트인 아이들은 비로소 오늘 학교를 떠났습니다, 라는 말에서는 나 역시 눈물이 핑 돌기에 아이들을 위로하는 마음을 보냈다.



4월 아이들에게



꽃피는 4월에 꽃보다 아름다운

너희들을 보냈구나.

마음 졸이며 티브이를 지켜보다

모두 구출했다는 방송에 환호했다.



그 기억 아직도 생생한데

어찌 된 영문인지

너희들은 하늘나라로 갔구나,



지켜주지 못하고 구해주지 못한

어른은 부끄럽고 미안하다.

미안하고 면목 없지만

이제는 하늘나라에서 행복하기 바라며

용서할 수 없는 용서라도 해주기 바란다.



사랑하고 사랑하는

영혼이 깃든 우리의 살점들아

애통한 4월 모두 삭여 내고 편안하여라.

세상에서 이루지 못한 사랑과 꿈

하늘나라에서 모두 이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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