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시산책]브라자를 노래함

2019.05.21 19:10:00 16면

브라자를 노래함

/김미옥

중력에 반反하여 위로만 뻗쳐가던 시절

맨가슴을 외친 적도 있었지만 곧 브라자로 회귀했다

흔들리는 것은 꼭 감싸줘야 한다는 걸 알았기 때문이다

지그시 눌러주는 잔 다르크의 갑옷 같은 그것

갓 구운 모카빵처럼 부드러울 때도 있지만

대체로 굳은 심지가 있다

부드러운 레이스를 살갗에 비벼보거나

옥죄임과 해방의 묘미를 아는 한

가슴은 더욱 여미어지고 브라자는 해체되지 않을 것이다

그리하여 순응하듯

수세미 속 앙상한 골조같이 내 몸 성말라

바닥을 향해 낙하할 때

치열함과 바꿔버린 그 묵직함에

가위눌릴 때, 우린 정말 슬퍼질지 몰라

달을 선망하듯 가슴을 좇는 눈동자와

은근히 높아가는 콧대처럼

차오르듯 받쳐주는 브라자여

- 김미옥 시인의 시집 ‘북쪽 강에서의 이별’ 중에서

 

 

 

 

끊임없는 해방이나 그 반대로 끊임없는 옥죄임 속에서만 살아간다면 우리는 흔들릴 수밖에 없을 것이다. 끊임없는 해방은 허망에 빠져 적당한 옥죄임의 유혹을 받을 것이고, 끊임없는 옥죄임은 질식에 빠져 해방을 찾아 나설 것이기 때문이다. 시에서 ‘브라자’는 이 흔들리는 것을 감싸주면서 해방과 옥죄임의 묘미를 알게 한다고 한다. 그러니까 그것의 굳은 심지의 의미는 위로만 뻗쳐가는 것도 아니고 바닥으로만 추락하지도 않는 것, 갑옷처럼 지그시 눌러주면서도 높아가는 콧대처럼 차오르듯 받쳐주는 것, 부드러움과 묵직함을 겸비하는 것./김명철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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