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직격탄 맞은 가전·웨딩·여행업계 ‘골골’

2020.03.10 20:01:00 18면

고객 발길 끊긴 가전매장 ‘적막’
굳은 표정의 직원들만 자리 지켜
웨딩·여행업 위약금 분쟁 늘어
“직원 줄이고 버텨보려 하는데
메르스때보다 충격 크다” 한숨

 

 

 

‘전시상품 특가 판매’

10일 오후 수원 권선구의 한 대형 가전 매장은 모든 외벽에 이같은 문구를 담은 초대형 현수막이 시선을 붙잡았다.

여느 때 같으면 신제품 출시와 결혼, 이사 등이 맞물려 고객몰이로 시끌벅적해야 할 입구와 인근은 고객 발길이 끊겨 적막하기까지 했고, 평일 오후라지만 고객 없는 매장을 지키는 직원 10여명은 굳은 표정으로 출입문만 바라보고 있었다.

점포 관계자는 “1월부터 뜸하더니 2월에는 주말에도 손님 발길이 뚝 끊겼다”며 “얼마 전 혼수를 보러와 상담까지 마친 고객은 ‘결혼을 미루기로 했다’며 연락해온 일도 있다”고 한숨 쉬었다.

웨딩업계와 여행업계는 이보다 더 심각해 축하는 커녕 위약금 관련 분쟁이 줄을 잇는가 하면 휴업을 고민하는 곳이 적잖을 정도로 운영에 직접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태다.

수원의 한 웨딩홀 관계자는 “결혼 시즌 직전 터진 코로나19로 당초 매주 10~20건씩 진행되던 것과 달리 연기되거나 축소된 것은 물론 아예 결혼식 자체를 취소하는 경우까지 있다”며 “직원을 절반까지 줄이고 어떻게든 버텨보려 하는데 고민이 많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웨딩홀 관계자는 “상담하러 오거나 결혼식에 참석한 하객들에게 제공하는 마스크 비용도 상당한 수준”이라며 “겨우겨우 견디고 있기는 하지만, 여파가 다른 직종과 달리 코로나19 사태가 잡혀도 후유증이 길게는 6개월에서 1년씩 이어지는데 메르스때보다도 충격이 크다”고 우려했다.

신혼여행은 문제가 더욱 심각하다. 상당수 해외 국가들이 한국인들을 대상으로 입국금지 등의 특별 조치를 취하면서 저렴한 패키지 여행상품 혹은 자유여행 상품은 환불이 불가능하거나 취소수수료를 소비자가 부담해야 하는 경우도 있어 여행사와 고객 모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모씨는 “오는 4월 예정했던 결혼식을 울며 겨자먹기로 예식장 수수료를 내고 8월로 미뤘지만 신혼여행은 변경 절차가 까다로워 여행사의 답변만 기다리고 있다”며 “해외 여행사를 통해 예약한 상품은 연기나 취소가 어려워 큰 손해를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 웨딩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수수료 감면 등 여러 소비자 지원 계획을 세우고 있다”면서도 “하루빨리 사태가 진정되지 않으면 메르스 때처럼 관련 업계가 줄줄이 도산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코로나19 발생 이후 지난 8일까지 ‘1372 소비자상담센터’에 국외여행 관련 6천887건의 상담이 접수된 것을 비롯해 항공여객(2천387건)·음식서비스(2천129건)·숙박시설(1천963건)·예식(1천622건) 5개 서비스 분야에서 모두 1만4천988건의 위약금 관련 소비자 상담이 접수되는 등 소비자와 업체 간 분쟁이 크게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현수기자 khs93@

 

김현수 기자 khs93@kg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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