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삿돈 96억원 빼돌려 강남 빌라 산 코스닥 상장사 임원

2020.03.12 19:54:04

휴대전화용 안테나를 만드는 코스닥 상장사의 전·현직 임원들이 회사자금 96억원을 빼돌린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져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인천지법 형사12부(송현경 부장판사)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등 혐의로 기소된 모 휴대전화 안테나 제조회사 전 대표 A(61)씨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과 함께 벌금 7억5천만원을 선고했다고 12일 밝혔다.

또 같은 혐의 등으로 기소된 이 회사의 자금담당 상무 B(54)씨에게는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회사 자금을 오랜 시간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했다”며 “횡령한 돈으로 차명주식을 샀고 미공개 중요 정보를 이용해 그 차명주식을 거래하는 등 범행 수법이 좋지 않아 죄질이 무겁다”고 판시했다.

이어 “다만 B씨는 A씨의 지시에 따라 횡령 범행 등을 저질렀으나 자신이 직접 얻은 이익은 커 보이지 않는다”며 “회사의 현 대표가 A씨의 선처를 탄원한 점 등도 고려했다”고 양형이유를 설명했다.

A씨와 B씨는 지난 2013년부터 2018년까지 휴대전화용 안테나 기술 개발과 관련한 정부 출연금과 허위 급여 등 회사자금 96억원을 빼돌린 혐의로 기소됐다.

이들은 정부로부터 받은 연구개발비를 연구원들에게 지급한 뒤 현금으로 되돌려 받았고 이 돈을 A씨와 그의 아내가 받은 대출금의 이자를 내는 데 썼다.

A씨는 빼돌린 회사자금 중 36억원은 친동생의 회사 인수 비용으로 사용했으며 일부는 자신의 대출금을 갚거나 고급시계를 사는 데 쓰기도 했다.

또 회삿돈 12억원으로 자신이나 가족 명의로 서울 강남의 고급 빌라 등 부동산을 구입하고 직원들 명의로 차명 주식 18억원어치를 산 것으로 파악됐다.

그는 대표로 재직하면서 1천400만원짜리 고급시계를 살 때도 회삿돈을 썼다.

A씨는 지난 2015년과 2018년 미공개 중요 정보를 공시하기 전 자신 등 명의의 회사 주식 81만주(32억원 상당)를 팔아 자본시장법을 위반한 혐의도 받았다.

그는 결재를 하다가 재무 자료를 보고 회사 영업실적이 저조한 사실을 알게 됐고, 이 사실이 공시되면 주가 하락으로 자신의 보유 주식이 손해를 보게 될 것으로 생각해 미리 판 것으로 조사됐다.

/인천=박창우기자 pcw@
박창우 기자 pcw@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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