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vs 이낙연 '2차 재난지원금' 격돌

2020.08.26 15:12:16 3면

이재명 "전 국민", 이낙연 "차등"…전대 이후 잠룡 관계 예고편?

 

차기 대선 후보 지지도 1, 2위를 다투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당 대표 후보와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차 재난지원금을 놓고 선명한 입장차를 보이며 본격적인 경쟁을 시작한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온다.

 

특히 이재명 지사가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인 ‘기본소득’을 지난 4월 가장 먼저 지급하면서 결국 정부의 전 국민 1차 재난지원금을 이끌어내면서 여야 가릴 것 없이 ‘기본소득’ 도입의 공론화 경험 속에 2차 재난지원금과 관련한 차별성이 향후 ‘국가적 의제 설정’ 등 양자 대결을 예측하는 가늠쇠가 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우선적인 호평은 이 지사에게 몰렸다. 이 지사가 제안한 ‘기본소득’ 도입 찬반 논란에 뒤늦게 정치권이 가세하면서 대세가 굳어지기도 전에 이 지사는 ‘2차 재난지원금 지급’을 가장 먼저 공식 제안했다.

 

특히 이 지사가 첫 제안할 당시에는 지금의 코로나19 2차 팬데믹과 이에 따른 우려, 공포 등이 시작되기 전이어서 이 지사의 판단과 시기 예측, 일관된 정책 의제 제안 능력 등이 탁월하다는 게 대부분의 공통된 분석이다.

 

또 이 지사는 2차 재난지원금 도입 제안이 봇물 터지듯 쏟아지는 와중에 백가쟁명식 갑론을박이 이어지자, ‘지역화폐를 통한 기본소득형 재난지원금을 전 국민에게 최대한 빨리’라고 공개 정의하면서 논쟁이 이어지는 지급형태와 대상, 시기까지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제시하면서 또 한번 주목을 받았다.

 

이 지사는 자신의 SNS를 통해 “선별 지급은 상위소득자를 차별해 국민 분열을 초래하고 민주당의 보편복지 원칙에도 맞지 않는다”라며 2차 재난지원금의 전국민 신속 지급을 재차 주장했다.

 

실제 이 지사의 제안을 정부가 동의할 경우, 지난 1차 재난지원금 지급으로 구축된 체계에서 즉시 2차 재난지원금의 지급이 가능하다는 게 일반의 얘기다.

 

이 지사는 또 다른 인터뷰에서도 "국가부채 비율이 40%를 조금 넘는 수준인데 30만원씩을 주면 0.8%포인트 늘어나는 데 불과하다. 전 국민에게 30만원씩 준다고 무슨 나라가 망하겠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이어 "가난한 사람이라고 딱지를 붙여 돈을 주면 낙인 효과로 서러울 것이고 못 받는 사람 역시 화가 나면서 국민 갈등을 유발하게 된다"며 '선별 지급' 논리를 정면으로 반박했다.

 

이 지사의 전 국민 지급에는 김부겸, 박주민 등 이낙연 후보를 제외한 민주당 당 대표 후보들도 전면 찬성 입장이다.

 

반면 이 후보는 이날 "코로나 상황 자체가 유동적인데 재난지원금 방법이나 액수 먼저 따지는 건 옳지 않다. 막상 돈을 줘서 소비하러 많이 다니면 코로나는 어떻게 될까"라며 "재난지원금을 준다면 빚을 낼 수밖에 없는 상태이기 때문에 곳간 지키기도 훨씬 더 진지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신중론'을 유지했다.

 

또 2차 재난지원금 지급범위와 관련해 "어려운 분들을 더 두텁게 돕는 차등지원이 맞다. 올 봄 1차 지급 때도 지금같은 논의가 있었으나, 행정준비와 국민수용성 등의 고민 때문에 전면 지급을 선택했다"며 이 지사와 결을 달리 했다.

 

2차 재난지원금을 놓고 이 후보와 이 지사가 입장을 달리하면서 당장 8·29 전당대회에서 이 후보가 당 대표가 된다면 당 소속 광역단체장인 이 지사와의 관계 설정에도 관심이 쏠린다.

 

겉으로는 협력 관계를 유지하겠지만 물밑에선 대권을 염두에 둔 신경전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앞서 이 지사가 페이스북에 "정당은 조폭이나 군대도 아니고 특정인의 소유도 아니다"라며 "당이 결정하면 당연히 따를 것이다. 정책 결정 과정에서는 도민 대표이자 당원으로서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고 치열하게 논쟁하겠다"고 언급하기도 해 향후 선명한 자기색깔 내기가 계속될 것이란 예상이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지지율도 엎치락뒤치락하는 ‘잠룡 빅2’의 차기 경쟁이 서막을 알린 것 같다”며 “여권의 개편 이후 두 주자 간 협력과 견제가 벌써부터 관심”이라고 밝혔다.

 

[ 경기신문 = 박건 기자 ]

박건 기자 90virus@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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