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가족여성연구원(원장 정정옥)이 도내 외국인 노동자의 한국생활 적응과 그들의 가족생활을 심층분석한 ‘경기도 외국인노동자 동반가족 연구’ 현안 보고서를 최근 발간했다고 27일 밝혔다.
연구 책임을 맡은 김영혜 경기도가족여성연구원 선임연구위원과 연구 지원에 참여한 황나리 연구원은 이번 연구의 목적과 필요성에 대해 “이주민의 가족동반에 대해서는 국가마다 다른 관점을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경제 논리를 따르면 대체로 이민 수용국은 시장 경쟁력을 가진 외국인에 대해서는 이민과 정주화를 환영하는 반면 수용국의 필요에 의해 단순 노무 분야에 유입된 외국인에게는 한시적이며, 순환적인 이민정책으로 가족결합을 포함한 정주화를 제한하고 있는 실정이다”라고 설명했다.
지난 7월 발간된 보고서를 살펴보면 경기도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등록외국인이 거주하는 지자체이며, 등록외국인 127만명 가운데 33%가 도내에 거주하고 있다.
등록외국인 중 외국인 노동자가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으며, 대체로 도내 산업단지에서 제조업 및 뿌리산업 분야에 종사하고 있다.
특히 지난 2018년 법무부의 숙련기능인력 비자 제도 도입을 통해 외국인 노동자들이 장기간 근무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본국 가족을 동반해 한국생활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겨났다.
이에 연구원들은 가족 재결합을 통해 한국 생활을 하는 외국인 노동자와 동반가족의 생활을 심층적으로 살펴보기 위해 관련단체 활동가 면접과 함께 외국인 노동자 및 배우자 17명을 대상으로 집단면접 및 개별심층면접을 실시했다.
면접대상자 국적은 파키스탄인, 방글라데시인이 각각 6명, 베트남인이 3명, 네팔인이 2명이며, 연령대는 20대가 8명, 30대 7명, 40대가 2명이다.
면접 결과, 외국인 노동자들은 한국생활에서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느끼고 있으며, 가능한 오랜 기간 한국에서 일하고 싶다고 했다.
하지만 외국인 노동자와 달리, 동반가족은 한국생활 적응에 심리적, 경제적으로 어려움이 따른다고 답했다.
외국인 노동자 배우자들은 현재 체류자격에 따라 취업이 불가능한 상태며, 한국어 능력도 부족해 심리적으로 외로움을 느끼고 있었다.
자녀가 있는 가정에선 높은 보육료로 보육시설 이용에 장벽을 경험하고 있었다.
또한 한국이라는 테두리 안에 살고 있지만, 정작 지역사회와 주민들과의 교류 접점이 없어서 ‘지역의 이방인’으로 남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김영혜 선임연구위원은 “국내에 외국인 이주 역사가 길어짐에 따라, 외국인 주민 구성이 점차 다양해지고 이들의 체류자격도 달라 이에 맞는 정책이 필요하다”면서 “우리 산업에 필요한 인력인 외국인 노동자의 중요성엔 많은 공감을 표하지만, 정작 동반 가족의 생활에 대해선 관심이 부족하다”라고 꼬집었다.
덧붙여 “외국인 노동자와 동반 가족이 지역사회에서 고립되지 않도록 이들과의 사회적 관계 형성에 각별한 관심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신연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