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자치단체에 대한 행정사무감사는 지방정부 의회의 꽃이다. 한 해 동안 집행부의 사업을 살펴보고 잘된 점은 격려하고, 잘 못된 부분은 꼬집어 수정할 것을 주문하는 기간이다. 의원들은 질문을 통해 의원으로서의 역량을 도민으로부터 검증받는 기간이기도하다.

경기도의회가 지난 6일부터 오는 19일까지 경기도를 비롯해 도교육청, 산하공공기관 등에 대한 행정사무감사를 진행중이다. 견제와 협력, 균형과 협치, 도민우선, 정책우선이라는 명확한 지향점을 확실히 보여주고 있다.

특히 업무 평가뿐만 아니라 그 동안 당연한 것처럼 여기던 잘못된 ‘관행’, ‘절차’ 등 근본적인 문제를 뿌리 뽑기 위한 노력이 여실히 보이고 있다는 평이다.

이번 감사에서 의회는 집행부의 부족한 업무 역량, 태도, 관행에 대한 지적을 넘어 문제점이 발견되면 과감하게 감사 중지를 선언하는 등 날선 감사를 보여주고있다. ‘국정감사보다 나은 행정사무감사’라는 평이 나오고 있는 이유다.

지난 11일 GH(경기주택도시공사) 본사에서 열린 도의회 도시환경위원회의 GH에 대한 행정사무감사에서 GH의 이사회 의결서 ‘대리 서명 날인’ 의혹이 나오면서 행정사무감사가 중지되는 파행이 빚어지기도 했다.

 GH의 미진한 업무파악과 역량, 태도 등에 대한 비판이 지속적으로 나오면서 연속으로 ‘감사중지’가 내려지는 등 다소 '심심'했던 전반기와 다른 역동적인 모습으로 도의회의 존재감이 돋보이는 대목이었다.

또 신도시 개발사업에 GH의 지분참여 저조 실태와 광교개발사업 개발이익금, 법인세 등의 대립문제 등을 넘어 건축·건설 자재관리, 업무, 태도 등이 세심한 지적도 나왔다.

같은 날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경기도체육회 감사에서도 의원들의 날선 질의는 비대면을 통해 보는 관계 직원들을 서늘케 할 정도였다. 

의원들은 체육회의 행정재산 관리위탁 소홀과 민선체육회의 조직 사유화에 따른 '갑질 난무', 체육회장의 '호'를 딴 골프대회 추진 등을 언급하며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의원들은 "공정과 신뢰에 기초한 체육행정을 만들어야 한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앞서 10일 열린 안전행정위원회에서는 코로나19 장기화 상황에서 과밀한 입점으로 인한 편의점주들의 경제적 어려움 해결을 위해 경기도가 추진 중인 ‘담배소매인(편의점 등) 지정 거리 100m 이상 확대’ 사업의 미진함을 추궁하는 등 민생 안정을 위한 촉구가 이뤄지기도 했다. 집행부는 빠른 시일 안에 거리를 확대할 것이라고 확답했다.

의회는 ‘예정’과 ‘검토’가 아닌 ‘확답’을 받아냄으로써, 집행부가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책임'을 져야 한다.

이처럼 도의회가 후반기 개막과 함께 뚜렷한 지향점과 목표가 본궤도에 올라가는 것을 넘어 ‘도의회의 역할’을 확실히 보여준 것이다.

경기도의회 더불어민주당 박근철(의왕1) 대표의원은 “의원들이 각 상임위에서 정책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깊어 전반기보다 더 나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며 “도의회의 역할을 제대로 보여주고 있어 대표로서 감사하고, 1370만 도민을 대표하는 만큼 차질 없는 행정사무감사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한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박건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