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안직과 차별 대우 받는 경찰…높아지는 처우 개선 목소리

2020.11.17 06:00:00 1면

경감과 순경 제외한 나머지 계급 기본급이 모두 공안직보다 적어
작년 대비 올해 개선된 점 없어
관계기관 간 불협화음 지속
매년 온라인 커뮤니티서 논란 일어

지난 11일 오후 3시쯤 한 경찰관이 담당 지역을 순찰하기 위해 순찰차에 탑승하고 있다. (사진=김기현 기자)

▲ 지난 11일 오후 3시쯤 한 경찰관이 담당 지역을 순찰하기 위해 순찰차에 탑승하고 있다. (사진=김기현 기자)

 

#. 경찰 A씨는 “사실 경찰도 1969년까지는 공안직에 속했다”며 “이후에는 경찰의 보수 우대를 위해 공안직과 분리됐고, ‘경찰공무원법’ 제정에 따라 ‘경찰직 봉급 기준’에 맞춰 봉급을 받아 왔다. 하지만 이런 취지와는 달리, 지금은 오히려 공안직보다 보수가 낮아진 상황에 처했다”고 말했다.

 

#. 다른 경찰 B씨는 “공공안전직이 뭐냐. 공공의 안전을 지키는 업무를 하는 사람들인데, 경찰과 소방이 공공안전직에서 빠져있으면 도대체 어떤 직업이 공공안전직이냐”며 “더군다나 그들(공안직)보다 업무위험성도 훨씬 높고, 야간 근무도 훨씬 많은데 기본급이 공안직보다 낮은 게 이해가 안 된다”고 전했다.

 

경찰공무원들이 여전히 공공안전직(공안직-교정, 검찰, 철도경찰, 국정원 등)과 급여와 연금에서 차별적인 대우를 받고 있어 일선에서 불만 섞인 목소리가 증폭되고 있다.

 

경찰공무원이 업무 성격이 비슷한 공안직 공무원에 비해 봉급을 덜 받는 건 불합리하다는 목소리를 수십 년 간 내왔지만, 전혀 개선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16일 경찰청과 인사혁신처 등에서 제공받은 자료를 살펴보면 현재 경찰공무원의 기본급이 업무 성격이 비슷한 공안직 공무원 기본급 수준에 여전히 못미치고 있었다.

 

2019년도, 2020년도 경찰-공안직 평균 기본급 비교표. (자료=경찰청 제공)

▲ 2019년도, 2020년도 경찰-공안직 평균 기본급 비교표. (자료=경찰청 제공)

 

자료를 분석한 결과, 작년 기준 경감(6급)과 순경(9급) 이외 모든 계급의 기본급이 공안직보다 평균 4% 가량 적었다. 경감과 함께 6급에 포함되는 경위의 경우 평균 기본급은 월 326만4000원으로, 공안직 6급(350만1000원)보다 23만7000원 낮았다. 3급 수준인 경무관(469만8000원)도 공안직 3급(502만6000원)보다 32만8000원을 적게 받고 있었다.

 

경찰공무원들의 원성이 커지는 이유는 올해도 차이가 어김없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작년과 마찬가지로 경감과 순경 이외 모든 계급에서 경찰은 공안직보다 현저히 떨어지는 수준의 봉급을 받고 있다. 경위의 경우 올해 평균 기본급은 월 336만7000원으로, 공안직 6급(361만2000원)보다 24만5000원 낮다. 경무관(484만7000원)도 공안직 3급(518만5000원)보다 33만8000원이 적다.

 

경찰공무원의 기본급이 전년대비 상승하긴 했지만, 공안직 공무원도 비슷한 비율로 상승해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오히려 금액적으로 봤을 때는 차이가 더 벌어진 상황이다.

 

이처럼 ‘공안직 수준의 기본급 개선’은 경찰의 오랜 숙원인 만큼 논란은 매년 지속되고 있지만, 쉽사리 개선되지 않는 모양새를 보인다.

 

이에 대해 경찰청 관계자는 “오래 전부터 경찰 기본급을 공안직 기본급 수준으로 끌어 올리려고 하고 있는데, 잘 해결되지 않고 있다”며 “기본급 격차를 조금도 좁히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인사혁신처는 해당 논란을 인식하고 있지만, 경찰과는 다른 입장을 취하고 있어 개선되는 데 긴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인사처 관계자는 “경찰·소방은 특정직이고, 계급체계도 공안직과 완전 다르다”며 “직종에 따라 봉급표를 달리 적용받은 거라서 이걸 단순 비교하기에는 사실 곤란하다”고 전했다.

 

이어 “일반직들 중에서도 직접적으로 공안업무를 하는 직도 있고, 모든 공무원들이 사실 공안 업무를 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며 “공안업무를 하고 있으니 공안직 수준으로 기본급을 올려달라고 하는 것은 검토가 필요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양 기관 간 불협화음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해당 논란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번지고 있다.

 

지난 5월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가 아닌 국민의 경찰이 되기 위한 몸부림’이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4만 6449명이 동의한 이 청원에서는 경찰이 처한 한계를 지적하며 공안직 수준에 못미치는 급여 수준 등을 근거로 삼았다.

 

해당 청원 외에도 경찰공무원의 공안직 수준 급여 인상과 관련해 청원이 지속적으로 게재되고 있다.

 

심지어 지난 9월 경찰 현직 카페에서도 ‘양극화시대. 유동성이 넘치는 이 시대에 경찰 월급은 갈수록 X이 돼가네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이 외에도 기본급과 관련해 여러 글이 게재되고 있는 상황이다.

 

[ 경기신문 = 김기현 기자 ]

김기현 기자 crokim@kgnews.co.kr
저작권자 © 경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나도시민
    2022-08-22 20:37:52

    공무원생활 눈에 보이는게 다는 아닌갑소..해보지 않은 일을 남얘기라고 쉽게 말하지는 맙시다. 요즘은 자영업도 조금씩 숨통트이는 모양입디다..물가오르니 자영업은 물건값이라도 올리겠지만..공먼들은 몇년째 제자리라합디다..그사람들이 여유가있어야 밥도사먹고 술도먹고 할거요..선순환..또 공먼들 너무 쥐어짜면 필시 뒷돈받아묵게 돼있습니다..물가오르만큼 현실화 해주는게 여러모로 합리적이요..넓게 봐야하오..

    답글
  • 2021-10-25 13:50:30

    많고 많은 수많은 이유를 다 떠나서 철도 관해서만 일하는 '철도경찰'이 공안직인데 반해 '경찰'이 공안직이 아니래.쟁반짜장은 중국집 메뉴가 맞는데 짜장면은 중국집메뉴가 아니란다. 이게 코미디지 뭐냐

    답글
  • 나는 달이싫어
    2020-12-04 01:15:06

    직장인이 공무원분들보다 힘들다고하는데 안힘든 사람이 지금 어디있습니까?
    잘잘못 따지지말고, 누가 더 힘들다 따지지말고 다들힘든건데 다같이 으쌰으쌰 하면되지
    뭘 더힘들다고 이야기합니까 다같이 힘내고 화이팅합시다.

    답글
  • 팩트
    2020-11-19 00:24:38

    경찰 소방은 수당이 많은데 그 수당이 일한대가다 돈벌고싶으면 경찰소방하지말자 왜한거냐 경찰소방내에서 사건사고 터지는거보면 기본급올려줄만큼 좋아보이진 않음

    답글
    • 나는팩티반대
      2020-12-04 01:13:24

      팩트 님은 뭐하세요? 그냥 궁금해서

  • 시민
    2020-11-17 13:34:06

    고충은 알겠으나, 이시국에 다른 직장인분들은 공무원분들보다 더더욱 힘듭니다...

    답글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흥덕4로 15번길 3-11 (영덕동 1111-2) 경기신문사 | 대표전화 : 031) 268-8114 | 팩스 : 031) 268-8393 | 청소년보호책임자 : 엄순엽 법인명 : ㈜경기신문사 | 제호 : 경기신문 | 등록번호 : 경기 가 00006 | 등록일 : 2002-04-06 | 발행일 : 2002-04-06 | 발행인·편집인 : 김대훈 | ISSN 2635-9790 경기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 2020 경기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kg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