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민웅 교수, "검찰개혁은 정의로운 사회 실현 위해 중요"

2020.12.14 23:15:41 3면

수십 년 민주화운동 군사정권 벗어나... 여전히 남아있는 적폐, '검찰 권력'
공수처, 민주적이고 안정적 정착 중요... 정권 재창출 통해 문제점 보완해야
기자단 해체 등 언론개혁도 주요 과제... 경기신문, 시민사회와 함께 나아가야

 

김민웅 경희대 미래문명원 교수는 윤석열 검찰총장의 제일 중요한 임무는 '검찰 개혁'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추진 동력을 부여하기는커녕 반대 세력을 더 집결시켰다며 말문을 열었다.    

 

특히 공수처가 가공할 권력을 가지게 될 것이라 말하는 이들이 있는데, 그렇다면 이 모든걸 가지고 있는 검찰은 그대로 나둬야 되는가 라고 반문했다. 국민의힘이 상실했다고 하는 비토권과 관련해선, "말이 좋아 비토권이지 사실은 공수처 자체를 가로막겠다는 심산"이라며 지난 총선 국민의힘 제1공약이 공수처 출범을 막겠다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특히 "공수처 문제가 처음 제기된 건 30여년이나 됐고, 국회뿐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많은 토론이 있었다. 논의하지 않았다고 절대 얘기할 수 없다"며, "반대하고 있는 야권 인사들을 보면 자신들도 대선 출마 공약으로 공수처 설치를 얘기했었다"고 꼬집었다.

 

 

이어 자신들이 주장했던 공공임대까지도 비난하고 있는 게 작금의 현실이라면서, "자기들이 주장할 때는 문제가 없고, 남이 할 때는 문제가 있다는 얘기는 도대체가 맞지 않는 발상"이라며 "자기 말도 배신해버리는 정치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또 공수처 출범을 놓고 우려할 사항이 있는가를 묻는다면, "정권이 바뀌게 되면 우려가 된다"고 강조했다. 성공적인 공수처 출범과 민주적이고 안정적인 정착을 위해서는 문제점을 파악하고 보강하는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선 정권 재창출이 무엇보다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는 게 김 교수의 설명이다.

 

따라서 그는 "향후 서울과 부산 재보궐, 대선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이 앞으로 우리 역사에 어떤 줄기를 바로 잡는데 대단히 중요한 결정적 선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교수가 이렇듯 검찰 개혁에 주력하고 있는 건, 단순히 검찰이라는 거대 권력의 해체 차원을 넘어선다. 그것은 힘이 없다고 짓밟히거나 부당하게 억울한 희생을 당하는 일이 없는, 정의로운 사회 실현에 있다. 그리고 이런 사회를 만들기 위한 문제를 해결하는데 있어 정치 권력에서 결정적인 걸림돌이 된다면, 이를 적극적으로 해결해야 하는 건 굉장히 중요하고도 마땅한 일이다.

 

 

그는 "지난 수십 년 동안 한국의 민주화 투쟁 과정에서 독재 권력이나 군사주의 체제 등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수많은 노력들이 있었고, 실제로 많이 자유로워졌다"며 여전히 남아 있는 적폐, 부당한 권력이 검찰 권력이라는 것을 지난 1~2년 사이에 국민들이 알게 됐다고 했다.

 

과거에는 몇몇 소수의 부패한 검찰 권력의 문제인가 싶었지만, 검찰 자체의 구조가 심각하게 부패했다는 것을 확인하게 된 계기가 됐다는 것이다. 중대 재해 기업을 처벌하는 문제 역시 검찰 개혁이 없으면 실효성이 없다고 김 교수는 말했다.

 

그는 언론 개혁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높였다. "지금처럼 받아쓰기 하지 않는 언론이라면 문제가 하나도 안 된다. 오늘날 취재단 시스템은 여론을 조작할 수 있는 기능이 훨씬 높은 것이다. 기자들은 독자적으로 치열하게 취재를 해야 된다. 우선 취재단 시스템 자체를 혁파해야 한다"며 언론의 야성 회복을 바랐다. 적폐 언론이 없었다면 검찰 권력도 이런 식으로 승승장구하면서 우리 사회 장악이 어려웠을 것이라며 말이다.

 

 

김민웅 교수는 사람들이 어떤 가치를 가지고 개인의 삶과 공적인 삶을 살아가야 될까 하는 문제와, 그래서 어떤 사회를 만들어가야 될까 하는 것에 깊은 관심을 두고 있다. 그 중에서도 21세기 인류가 직면하고 있는 여러가지 위기, 특히 기후 위기에 대한 심각성을 크게 인식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설계 및 대응방안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중이다.

 

특히 기성의 세대가 다음 세대를 위해 역사의 선물을 마련하는 작업, 그게 바로 정의로운 사회, 평화로운 사회, 한반도에서 남과 북이 어울려 사는 사회, 그리고 이것이 인류의 미래를 위해 기여할 수 있는 공동체라는 게 김 교수의 신념이다.


그는 "한 국가가 역량이 좀 부족해도 힘들고 어려운 나라를 도우면서 살았으면 한다. 코로나 시대, 우리에게 풍족한 뭔가 있다면 상대적으로 빈곤하고 어려운 처지의 나라를 위해 돕고 나누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해서 김 교수는 더불어 함께 살 뿐 아니라 진실된 인간으로서 성장해나갈 수 있는, 보다 넓은 세계를 품고 살아갈 수 있는 후학 양성에도 힘을 기울인다. 미래문명원 또한 인류 문명의 다음 단계를 어떻게 설계하고 만들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함께 나누는 연구기관이다.

 

 

"대학의 교육이 기능주의적이고 성취주의적으로 이뤄지기 보다는 깊은 철학과 인간애, 그리고 세계적 차원의 안목, 비전 이런 것들을 연구하고 나누는 그런 곳이 됐으면 한다"는 바람도 덧붙였다. 

 

경기신문에 대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방향을 정했으니 지속적으로 간다는 게 매우 중요하다. 그래서 시민사회 동력과 결합하고, 서로가 힘을 주고 받으면서 성장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 세 가지 지점을 고민해줬으면 한다"고 주문했다.

 

첫째 탐사취재를 아주 깊이 있게 하는 것, 둘째 다양한 토론을 통해 의견미디어가 되는 것, 셋째 시대적 담론이 만들어지는 것 등이다. 이런 과정을 통해 우리 사회가 진정 어떤 문제를 고민할 것인가 의제 설정의 기능을 가져줬으면 좋겠다고 그는 당부했다.

 

"현재 잘하고 있는 언론을 응원하고 지원해서 정론의 모델을 만들어내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라고 본다. 그렇게 했을때 부각되고 주목되는 게 바로 경기신문이다. 인터뷰를 해서 그런 게 아니라 실제로 그 작업을 치열하게 하고 있고 방향을 확실하게 정했다고 보여진다. 그 힘은 경기신문의 힘이기도 하지만 우리 시민사회의 힘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그래서 경기신문을 펼쳐들면 정보도 얻고 또 생각도 할 수 있고, 마음의 평화도 누릴 수 있는 그런 의롭고 아름다운 신문이 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김민웅 교수는 정치학과 신학을 전공했고, 그간 언론인, 방송인, 목회자, 국제정치 평론가등 다양한 활동을 펼쳐왔다. 1인극 무대에도 올랐으며 문학과 예술에 대한 관심이 그의 삶의 중심 테마라고 한다. 그는 오랫동안 자본주의의 발전과정과 그 역사를 분석하는 세계체제론을 가르쳐왔으며 특히 문학과 권력의 관계에 대한 글을 많이 써왔다.

 

그가 쓴 '동화독법'은 문광부의 우수 교양도서로 선정됐으며 초중등 교육기관은 물론 대학에서도 널리 쓰이는 교재 역할을 하고 있다. 이 책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민담과 우화의 내면적 진실 읽기에 주력하고 있는데, 새로운 인식의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민웅 교수는 현재 서울 자유시민대학을 설계하고 운영의 중요한 역할을 해오고 있다. 시민교육의 최전선에서도 교육자의 임무를 다하고 있는 셈이다. 

 

[ 경기신문 = 강경묵 기자 ]

강경묵 기자 kamsa59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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