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섬을 가다 12 - 덕적군도(1) 소야 선미 문갑 굴업도

2020.12.23 09:40:14 15면

 덕적군도는 행정구역상 덕적면에 속하는 섬으로 덕적도를 비롯해 7개의 유인섬(소야도, 선미도, 문갑도, 굴업도, 백아도, 지도, 울도)과 34개의 무인섬으로 구성돼 있다. 덕적군도의 소중한 유산을 3회에 걸쳐 살펴보려고 한다. 이번에는 첫 번째로 소야도, 선미도, 문갑도, 굴업도의 유산을 찾아 함께 떠나 보자.

 

 

덕적군도에는 서해의 대표적인 해양설화인 '망구할매' 설화가 전해지고 있다. 거인인 망구할매가 한양(서울)으로 보낼 삼각산(북한산)을 만들려고 문갑도 남쪽 선갑도에 100개의 골짜기가 있는 산을 쌓아 올렸는데, 만든 뒤 세어보니 한 골짜기가 부족하자 화가 난 망구할매가 산을 내려쳤고 이 흙이 흩어져 문갑도, 울도, 백아도, 지도, 각흘도, 선단여 등의 섬이 생겼다는 이야기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문갑도를 제외한 모든 섬들이 화산활동에 따른 화산진, 화산재, 화산력, 화산암괴 등이 쌓여서 생긴 화산쇄설암류(응회암, 집괴암 등)로 구성돼 있다.

 

소야도는 덕적도와 큰 갯골(도깡)을 사이에 두고 남동쪽으로 500m의 거리에 있는 작은 섬으로, ‘소야’란 이름은 신라 무열왕 때 당나라 소정방이 신라와 함께 연합군을 편성, 백제를 정벌하기 위해 13만의 정벌군을 이끌고 이 섬에 머물렀던 데서 유래됐다고 전한다.

 

소야도의 대표적인 자연유산으로는 북동부 해안의 암초열인 갓섬-간뎃섬-송곳여-물푸레섬으로 이어지는 일명 ‘모세의 기적’으로 알려진 육계사주이다. 육계사주란 만조 때는 독립된 섬이지만 간조 때는 모래와 자갈 등으로 본섬이나 내륙과 연결돼 걸어갈 수 있는 지형을 말한다.

 

 

소야도는 예로부터 사람이 거주하기에 매우 좋았던 지역으로 여겨졌다. 역사적으로 보면 신석기시대부터 삶의 흔적이 발견되는데 가장 대표적인 것이 패총(貝塚)이며 주로 굴 껍질로 이뤄져 있다.

 

덕적-소야대교의 공사장 주변(나루개 지역) 유적 발굴 조사 결과 빗살무늬토기를 비롯해 화살촉 등 간석기(마제석기)가 다수 출토됐고 저장시설과 화덕자리 등도 발견됐다.

 

선미도는 덕적도 북서쪽에 있는 능동자갈 마당 앞에 있는 섬으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해발고도에 위치한 유인등대인 선미도등대가 있다. 선미도는 고생대에 퇴적돼 형성된 퇴적기원 변성암과 덕적도 능동자갈마당을 구성하고 있는 중생대의 덕적층으로 형성돼 있다.

 

 

문갑도는 덕적도에서 남서쪽으로 3㎞ 지점에 있으며 덕적도 도우선착장에서 내려 덕적군도(문갑도, 굴업도, 백아도, 울도, 지도)를 순환하는 화물여객선을 타야 한다. 문갑이란 명칭은 섬의 형태가 책상의 문갑과 같다고 해 붙여졌다.

 

문갑도는 중생대 트라이아스기 말에 형성된 흑운모화강암과 이를 관입한 석영맥으로 구성돼 있는데 해안가에 노출돼 있는 암석에는 염풍화작용으로 생성된 아름다운 풍화혈(타포니)이 많다.

 

 

문갑도는 1970년대 까지만 해도 새우가 엄청나게 많이 잡히던 섬으로 새우젓을 담는 독을 짓는 공장이 두 곳이나 있었고 늘 배와 사람으로 북적거렸다고 하나, 지금은 북동쪽 한월리 해변 근처 야산에서 독을 만들었던 가마터 흔적만 발견된다.

 

굴업도는 제주도 비양도, 강원도 선자령과 함께 우리나라 3대 백패킹의 성지로 알려진 섬으로, 굴업이란 이름은 섬의 형태가 사람이 허리를 굽혀 일하는 모습과 같아 붙여졌다고 한다. 굴업도를 구성하고 있는 암석은 약 1억 년 전 중생대 백악기 화산활동에 의해 생성된 화산재, 화산력, 화산암괴 등이 퇴적되면서 형성된 집괴암과 응회암, 또 이를 관입해 냉각돼 형성된 적자색 화강반암과 백색 석영맥 등이다.

 

굴업도의 대표적인 자연유산으로는 목기미사주의 북동쪽 해안에 있는 코끼리 모양의 시-스택인 코끼리바위와 소굴업도 동쪽해안에 자리한, 우리나라에서 가장 긴 해식와다. 해식와란 해안가 절벽이 파도에 의해 침식돼 생긴 작은 동굴이 수평방향으로 이어진 특이한 해안 침식지형이다./ 김기룡·인천섬유산연구소 이사장

 

 

이인수 기자 yis6223@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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