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역사 속의 시간 시간 속의 역사

2021.02.02 21:13:30 10면

'시간이란 무엇인가'를 역사가의 관점에서 알아보고자 한 책

 

◆역사 속의 시간 시간 속의 역사/고석규 지음/느낌이 있는책/424쪽/값 1만7000원

 

열쇠 꾸러미처럼 시간은 잃어버리기도 하고 되찾기도 한다. 돈처럼 시간은 모으기도 하고 축내기도 한다. 또 시간은 슬금슬금 가기도 하고, 느릿느릿 걷기도 하며, 날아가기도 하고, 달아나기도 하고, 흐르기도 하고, 가만히 멈춰있기도 한다. 넘칠 듯이 많을 때도 있고, 턱없이 모자랄 때도 있다. (책을 내면서 中)

 

저자의 이 말이 어찌나 공감이 가던지 웃음부터 나왔다. 누구에게나 똑같이 주어진 하루 24시간은 이렇듯 다양한 모습으로 허를 찌르기 일쑤다. 그러고보니 시간은 주의 깊게 들여다보고 관심을 갖고 있을 때, 정직하게 흘러주는 듯하다.

 

이 책은 역사가인 저자가 많은 문명의 소재 가운데 첫 번째 관심사로 선택한 '시간'을 중심축으로 하고 있다. '시간이란 무엇인가'를 역사가의 관점에서 알아보고자 한 것이다. 역사야말로 시간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이라는 게 그 이유다.

 

저자는 시간에 대한 인식의 차이는 역사관에 어떻게 반영되었는지, 또 과학기술은 시간 측정 기술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시간 측정 기술의 발달은 시대사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반면에 역사의 변화가 시간에 미친 영향은 무엇인지 등을 보여주고자 했다.

 

특히 서양과 조선이 시간을 인지하고, 시계와 달력을 발전시킨 역사를 탐구하고 있다. 최초의 역법부터 현대의 스마트폰까지 때로는 권력의 상징으로, 때로는 일상의 편리함으로 소용된 시간의 모습을 살펴본다.

 

책은 총 2부로 구성돼 있다. 1부에서는 시간 개념이 없었던 고대부터 시간을 인지하고 시계를 활용하는 근대까지의 역사를 담았다. 철학과 과학, 종교의 등장은 시간 활용과 밀접한 관계가 있으며, 시계의 발달에 따라 근대적 사고와 합리주의가 생겨나는 등 인간사의 변화와 함께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2부에서는 조선의 역법과 시계를 다루고 있다. 중국의 역법을 받아들인 수시력과 서양 천문학을 기반으로 한 시헌력, 조선의 실정에 맞는 본국력 등 조선을 지탱한 다양한 역법도 만나게 된다.    

 

[ 경기신문 = 강경묵 기자 ]

강경묵 기자 kamsa59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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