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20세기 대표 지식인, 움베르토 에코의 마지막 선물

2021.02.17 10:22:40 10면

최신의 칼럼들 모아 묶은 책, '미친 세상을 이해하는 척하는 방법'
에코가 쓴 55편의 촌철살인 에세이 담아

◆미친 세상을 이해하는 척하는 방법/움베르토 에코 지음/박종대 옮김/열린책들/320쪽/1만4800원

 

 

20세기를 대표하는 지식인 움베르토 에코의 유작 에세이, ‘미친 세상을 이해하는 척하는 방법’이 열린책들에서 출간됐다. ‘세상의 바보들에게 웃으면서 화내는 방법’ 등을 유익하게 봤던 독자들이라면 반가운 소식이 아닐까 싶다.

 

이 책 역시 그가 썼던 칼럼을 묶어냈다는 점에선 같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최신의 글들을 모았다는 차이가 있다. 2000년부터 2016년 타계 전까지 에코가 쓴 55편의 촌철살인 에세이가 담겨 있다.

 

놀라운 사실은, 수록된 글 대부분이 마치 우리가 살고 있는 현 사회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듯하다는 것이다. 휴대폰만 쳐다보며 걷는 사람들, SNS에 목숨거는 사람들 등은 단어만 조금 바꾸면 그냥 지금 우리네 모습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특히 인터넷 사이트와 관련한 다음의 주장은 세상을 바라보는 그의 명확한 시각과 냉철한 판단력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듯해 소개한다.

 

“인터넷상에는 믿을 만한 사이트 외에 오류투성이 사이트도 많고, 어설픈 지식을 가진 이들의 졸렬한 글을 비롯해 정신 이상자나 심지어 범죄자들의 글까지 난무한다”고 지적한 에코는, 바로 여기에 심각하게 고민해봐야 할 교육학적 문제가 도사리고 있다고 말한다. 

 

특정 정보를 찾기 위해 전문서나 백과사전을 뒤지는 것이 아니라 인터넷으로 달려갈 때가 많기 때문이라는 게 그 이유다. 그리고 이러한 인터넷의 결함을 교육적으로 활용할 효과적인 방법을 제시하고 있는데 다음의 내용이다. 

 

“어떤 주제에 대해 인터넷상에서 전혀 신빙성이 없어 보이는 일련의 자료들을 찾아보고, 그것들이 왜 신빙성이 없는지 이유를 설명하시오! 이는 여러 자료를 비교하는 기술과 비판 능력을 요하는 과제인 동시에 어떤 것이 옳고 그른지를 분간하는 기술을 연마할 기회이기도 하다.”

 

이 책의 이탈리아 원제는 ‘파페 사탄 알레페 : 유동 사회의 연대기’로, ‘파페 사탄 알레페’는 단테의 ‘신곡’ 지옥편 제7곡 첫머리에 나오는 말이다. 이를 두고 해석자들이 그 의미를 찾아내려고 분투했지만, 대부분 명확한 의미는 없는 것으로 결론지었다고 한다. 결국 이 말은 세상의 온갖 나쁜 짓을 이르는 표현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이다.    

 

[ 경기신문 = 강경묵 기자 ]

강경묵 기자 kamsa59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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