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의 빈소를 찾아 조문한 문재인 대통령이 생전 고인의 세월호 진상 규명에 대한 유지에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백 소장의 장녀인 백원담 성공회대 교수는 17일 오후 CBS 라디오 '김종대의 뉴스업'에 출연해 고인의 빈소를 찾은 문 대통령과 나눈 이러한 대화 내용을 전했다.
백 교수는 '문 대통령과 어떤 이야기를 나눴냐'는 진행자의 물음에 "(아버님께서) 마지막까지 세월호는 국민적 참살이다, 박근혜 정권의 국민 참살이기 때문에 이건 어떻게든지 진상이 규명 돼야 하는데 진상 규명은 커녕 이번에 책임 소재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어떤 처벌도 받지 않은 것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을 했다"라면서 "(문 대통령께) 그 부분을 좀 더 최대한 진상규명을 해 달라고 말씀을 드렸다"고 말했다.
그러자 문 대통령은 "굉장히 안타깝다"라면서 "최대한 노력을 해보겠다"라고 답했다고 백 교수는 설명했다.
또한 백 교수는 "문 대통령께서 '백 선생을 여러 차례 만나뵙고 말씀을 많이 들었다, 술도 나누시고 집회 시위하실 때 늘 옆에서 배웠다. 그렇기 때문에 많이 안타깝다'는 말을 했다"고 전했다.
이날 백 교수는 고인이 혼미한 와중에 남긴 마지막 말로 알려진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김진숙, 김미숙 힘내라', '노나메기' 등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백 교수는 "(고인이) 워낙에 김용균 열사의 죽음도 안타까워하셨기 때문에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제대로 만들어져야 된다는 말씀을 하셨다"라면서 "재벌 위주의 어떤 경제 구조 이런 것도 개편을 해야 되고 오늘을 살아가는 많은 일하는 사람들의 입장에서 그들이 또다시 사회적 타살을 당하는 것에 대해서 항상 안타까워 하고 분노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분노를 어떻게 해결해 나갈 것인가 했을때 그것은 책임자들이 그 자본의 책임성 이런 것을 분명하게 인식을 하고 다시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되는데 그것이 안된 것에 대한 안타까움이 있었다"라고 덧붙였다.
이어 한진중공업 마지막 해고자인 김진숙 민주노총 지도위원의 복직과 관련해서는 "(고인이) 단 하루라도 복직을 해 달라고 청와대까지 가서 송경동 시인이 47일 단식을 하면서 싸웠는데 그게 좀 이루어지지 않아서 너무 힘겨워 하셨다"라고 했다.
이와 관련 백 교수는 문 대통령을 향해 "촛불시위가 결국 어떻게 일어났고 무엇을 지향하고 있었는가 이것에 대한 생각을 먼저 해 주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라고 제언을 남겼다.
아울러 백 소장의 한살매(평생)의 새김말(좌우명)이었던 '노나메기'에 대해서는 "너도 일하고 나도 일하고 너도 잘 살고 나도 잘 살되 올바로 잘 사는 것"이라고 설명하면서 "각자도생의 경쟁만 부추기고 있는 사회에서 어떻게 더불어 함께 살 것인지 더불어 살 때 그 지향은 무엇인가. 인간의 가치지향. 인간과 인간, 인간과 사회가 같이 살 수 있는 그 지향을 밝히신 거라고 생각을 한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인의 빈소를 찾아 유족들을 위로했다.
[ 경기신문 = 이성훈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