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섬을 가다 20 - 자연과 역사문화유산 찾아 떠나는 대.소이작도

2021.03.04 10:03:28 15면


 행정구역상 인천광역시 옹진군 자월면에 속하는 대, 소이작도는 인천연안터미널에서 쾌속선을 타고 1시간 정도면 도착할 수 있는 섬으로 그 크기에 따라 대이작도와 소이작도로 구분한다. 이작이란 이름은 조선시대 때 세곡선의 세곡을 약탈하던 해적들이 은적한 섬이라고 해서 ‘이적도’라 부르던 것이 ‘이작도’로 변한 것이다.
 
대, 소이작도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암석과 바다의 신비로 알려진 풀등과 같은 소중한 자연유산을 간직하고 있는 보물섬이다.


대이작도의 우리나라 최고령 암석은 한 지질학자가 지인과 함께 이곳 작은풀안에 낚시를 하러 왔다가 우연히 발견했다. 지하 깊은 곳에 있던 암석이 지각변동으로 열과 압력을 받아 열에 약한 광물들은 녹아 마그마가 되고 열에 강한 광물들은 녹지 않은 상태로 있다가 냉각되어서 만들어진 것으로, 화강암과 변성암의 특징을 함께 간직하고 있어 혼성암이라고 한다.

 

이 암석 속에 포함돼 있는 방사성동위원소를 통해 암석의 절대연령을 측정해 본 결과 25억1000만 년 전에 형성된 것으로 밝혀졌다. 

 

대이작도 포구에 도착해 바다건너 소이작도 남동쪽해안을 바라보면 검지손가락을 편 것처럼 보이는 바위를 볼 수 있는데 이것이 바로 ‘손가락바위’다. 소이작도 선착장에서 손가락 바위까지는 산책로가 마련돼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다.

 

손가락바위는 중생대 초에 형성된 퇴적암이 변성되어서 만들어진 퇴적기원의 변성암으로 구성돼 있다. 간조 때 손가락바위에 접근해 암석을 자세히 살펴보면 보면 벌집과 같이 보이는 수많은 구멍이 나 있는데 이것은 바닷물에 의해 염풍화작용을 받아 형성된 풍화혈(타포니 구조)이다.

 

 

손가락바위 맞은편 대이작도 해안가에는 5개의 작은 암석 봉우리로 구성된 오형제 바위가 있다. 오형제바위는 물고기를 잡기 위해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갔던 부모님이 몇 날 며칠이 지나도 돌아오지 않자 이곳에서 슬피 울며 부모가 돌아오시길 기다리던 오형제가 죽어 망부석이 됐다는 슬픈 전설이 전해지고 있다.

 

 

대이작도 최고봉인 부아산에 오르면 조선시대의 연락 수단의 하나인 봉수대 5개가 있는데 봉수는 밤에는 횃불을, 낮에는 연기를 이용하는 군사용 신호체계다. 위급에 따라 평상시에는 5개의 봉수 중 1개, 해상에 적선 출현 시 2개, 적선이 해안에 접근 시 3개, 적선과 접전 시 4개, 적이 섬에 상륙하면 5개에 사용했다고 전해지고 있다.

 

부아산 정상에 설치된 전망대에서 북서쪽 방향에 있는 대, 소이작도 선착장을 바라보면 바다와 섬이 어우러져 사랑의 마크처럼 보여 이곳을 일명 ‘하트항’이라고 한다. 또 부아산 정상에서 남서쪽 방향을 바라보면 간조 때만 노출되는 바다의 신비로 알려진 모래섬 ‘풀등’을 볼 수 있다.

 

풀등에 직접 가기 위해서는 작은풀안에 도착해 간조 전후 1~2시간에만 운영하는 작은 배를 이용해야 한다. 풀등에 가보면 드넓은 모래사장과 모래표면에 그려진 다양한 물결무늬의 향연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대이작도 풀등이 인근 바다에서의 무분별한 바다모래 채취로 면적이 점점 줄어들어 십여 년 후에는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다고 하니 그 묘안을 찾아야 할 것 같다.

 


대이작도 포구에서 마을로 가는 도로변 월파방지벽에는 영화필름 모양으로 그려진 벽화를 볼 수 있는데, 이것은 대이작도가 당시 유행했던 가수 이미자의 섬마을 선생이라는 노래를 영화화한 ‘섬마을 선생’의 촬영지였기 때문이다.


영화는 김기덕 감독이 1967년 제작한 것으로 대이작도 동쪽 끝 계남마을의 계남분교에서 촬영했다고 한다. 그러나 현재 계남분교는 폐교가 됐고 운동장 귀퉁이에  촬영지라는 표지석만 남아 있어 옛 추억만 아련히 던져주고 있다./ 김기룡·인천섬유산연구소 이사

이인수 기자 yis6223@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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