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의 재미있는 ‘바보’ 이야기

2022.09.10 06:00:00

 

‘지능이 부족하여 정상적으로 판단하지 못하는 사람을 낮잡아 이르는 말’, ‘어리석고 멍청하거나 못난 사람을 욕하거나 비난하여 이르는 말’

 

‘바보’의 사전적 의미다.

 

‘포천군지(포천군지 편찬 위원회, 1997)’와 ‘포천의 지명 유래집(포천문화원, 2006)’을 보면 포천시에는 이 바보에 대한 이야기가 여럿 전해진다.

 

그 중 두 편의 재미있는 이야기를 소개해본다.

 

▲바보 부부 이야기

 

옛날 포천 어느 마을에 바보 부부가 살고 있었다. 어느 날 남편이 장사라도 할까 생각하고 장사를 할 만한 물품을 찾아 나섰다.

 

이 때 어느 마을을 지나다가 아주 고소한 냄새를 맡았고, 이것을 팔면 장사가 되겠다고 생각한 남편이 냄새가 나는 집을 찾아갔다. 그 집에선 깨를 볶고 있었다. 그래서 바보는 장으로 가서 깨를 한 가마니나 사 와서 볶았다. 그러고는 그것을 밭에다 심었다. 더 많은 깨를 얻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며칠이 지나고 몇 달이 지나도 깨가 나지 않자 바보는 그만 병이 나서 자리에 눕게 됐다.

 

그러던 어느 날 바보는 국이 먹고 싶다고 했다. 그러자 그의 아내가 이웃집에 가서 기운을 돋우는 국의 이름을 물었다. 그 집에서는 꼬챙이에 꿴 홍합국이 좋다고 가르쳐 주었다. 바보 부인이 이 소리를 듣고, 그것을 사러 시장으로 갔다. 그런데 가다가 그만 그 이름을 잊고 말았다. 시장을 돌아다니던 바보 부인은 꼬챙이에 꿴 것이라는 말이 떠올라 곶감을 사서 물을 붓고 국을 끓였다. 그러나 국을 푸려고 솥뚜껑을 열어 보니 곶감은 풀어지고 꼬챙이만 남아 있었다. 이에 바보 부인은 “어느 놈이 와서 건더기는 다 건져가고 꼬챙이만 남았네” 하며 울었다고 한다.

 

▲바보 아들 이야기

 

포천의 어느 동네에서 일어난 일이다.

 

아버지가 떡을 훔쳐 와 바보 아들에게 주면서 그 사실을 절대 발설하지 말라고 했다. 하지만 바보 아들은 골목에 나가서 그것을 자랑삼아 친구들에게 이야기하고 말았다.

 

때마침 그곳을 지나가던 나졸이 아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그러고는 그 아이더러 아버지를 데리고 나오라고 했다. 그래서 아들은 집으로 들어와 그의 아버지에게 나졸이 찾는다고 말했다.

 

그러자 아이의 아버지는 큰 독에 들어가 숨으면서, “아버지 어데 가고 집에 없다고 그래라.” 했다. 고지식한 바보 아이는 밖으로 나와 나졸에게 “우리 아버지가 어데 가고 집에 없다고 그러래요.” 하며 자기 아버지의 말을 그대로 전했다.

 

이 소리를 들은 나졸은 즉시 그 집으로 뛰어 들어가 마침내 아이의 아버지를 체포했다.

 

 

[ 경기신문= 문석완 기자]

 

문석완 기자 musowa@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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