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 잡아라' 與野 대선경선 후보, 딱딱한 이미지 벗고 친근함 얹는다

2021.07.31 08:10:11

 

여야 대선경선 후보들이 SNS를 활용해 MZ세대 공략에 나섰다.

 

MZ세대는 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와 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한 Z세대를 통칭하는 말이다. 디지털 환경에 익숙하고, 최신 트렌드와 남과 다른 이색적인 경험을 추구하는 특징을 보인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는 유튜브와의 협업으로 엄근진(엄격·근엄·진지)함에서 탈피해 친숙한 이미지를 부각시켰다.

 

이 전 대표는 유튜브 채널 ‘공부왕찐천재 홍진경’에 출연해 공약이 아닌 수학을 가르치며 새로운 면모를 보였다. 방송인 홍진경 씨는 이 전 대표에게 “목소리가 슬프다”고 말하는 등 가감없는 디스를 통해 웃음을 자아냈다.

 

또 그는 ‘강유미 yumi kang좋아서 하는 채널’에서는 개그맨 강유미 씨와 상황극을 활용해 AMSR 장르에 도전했다.

 

이 전 대표는 보좌관 분장을 한 강유미 씨와 전통시장을 찾아 '먹방(먹는 방송)'을 체험하며 상인들의 애환을 달랬다. 이 전 대표는 최근 인기 장난감으로 떠오른 ‘팝잇 푸시팝’을 만지며 푹 빠진 모습을 보여 웃음을 더했다. 푸시팝은 실리콘 틀 위에 튀어나온 반구를 손가락으로 눌러 소리를 내는 장난감이다.

 

이어 이 전 대표는 해당 유튜브에 “아이고 유미씨~ 고생했어요. 그런데 푸시팝은 왜 안 주시나요?”라는 댓글을 달며 '노잼' 이미지를 벗어던졌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시원한 말솜씨로 ‘사이다’라는 별명에 걸맞게 군 면제, 꼰대 의혹(?) 등에 솔직하게 답하는 홍보 영상으로 청년층 마음을 사로잡는 전략을 펼쳤다.

 

이 지사는 홍보 영상에서 관련 질문에 MZ세대를 한글과 접목시켜 “MㅏZㅏ요(맞아요)”라고 답변한다. 또 높은 공약 이행률 등 그간의 업적과 함께 민감한 주제인 병역미필 문제에 대해서도 인정하는 정공법을 택했다. 이와 함께 “그래도 사실 꼰대죠”, “아저씨 승질 좀 있다면서요”라는 물음에도 순순히 인정하기도 한다.

 

정세균 전 총리는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에서 ‘청년 정세균 청세균’이란 콘셉트의 가상 아바타를 등장시켰다.

 

‘메타버스’는 가상, 초월을 뜻하는 메타(Meta)와 현실세계를 뜻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로 온라인을 활용해 경제·문화·사회 활동이 가능한 3D 가상세계를 뜻한다.

 

정 전 총리를 형상화한 아바타는 검정 수트 차림으로 방탄소년단(BTS)의 ‘Permission to Dance’ 댄스곡에 맞춰 춤을 췄다. 이후 해당 영상을 자신의 유튜브 채널 ‘정세균tv’에 공개했다.

 

정 전 총리는 “안녕하세요 정세균이다. BTS의 음악은 즐겁다, 춤추다, 평화라는 의미를 국제 수어로 표현해 코로나로 힘든 전 세계인을 응원한다”며 “코로나 방역사령관이었던 저에게 더욱 의미가 깊어 함께해보았다”고 말했다.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은 유튜브 채널인 ‘추미애TV’에 환경보호를 위한 탄소중립에 관한 영상을 직접 만들며 진솔한 면모를 보였다.

 

추 전 장관은 아무런 연출·대본 없이 손수 제작해야 하는 영상을 촬영하며 당황하기도 하고 아이디어를 떠올리기 위해 소품으로 준비된 텀블러를 노려보는 등(?) 그의 자연스러운 행동을 가감 없이 보여주며 젊은 층을 공략한다. 그러면서 “탄소중립의 나라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는 메시지는 잊지 않았다.

 

 

여당 후보들 또한 청년과의 거리 좁히기에 '열심'이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영상을 적극 활용했다. 원 지사는 유튜브 채널인 ‘원희룡TV’에서 20대 대선 출마 선언의 비하인드 화면을 공개했다. 영상 속에는 상황과 대비되도록 ‘내가 메이크업을 하는 것은 잘생김을 감추기 위함이다’, ‘나는 절대로 카메라는 의식하지 않는다’ 등 자막을 달아 B급 감성을 담아냈다. 반면 이와 대비되도록 출마선언문을 작성하는 모습도 함께 담아 진지함을 드러내기도 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다양한 SNS 채널을 개설하며 검사의 이미지에서 벗어나 친근하고 소탈한 면모를 보였다.

 

윤 전 총장은 앞서 페이스북 계정을 만들어 자신의 별명인 ‘엉덩이탐정’을 직접 공개하기도 하고 자기 소개란에 “SNS를 처음으로 시작합니다. 더 가까이 다가가겠습니다”라며 “그 석열이 ‘형’ 맞습니다. 국민 모두 ‘흥’이 날 때까지”라고 게재하기도 했다.

 

경력 및 학력란에는 자신에게 붙은 별명인 ‘애처가’, ‘국민 마당쇠’, ‘아메리칸 파이를?’, ‘토리아빠 나비집사’, ‘엉덩이탐정 닮았다고 함’이라고 적으며 소탈한 이미지로의 변화를 꾀했다. 해당 계정은 한동안 비활성된 후 현재 앞서 내용은 삭제된 상태이다.

 

또 반려견 ‘토리’가 직접 글을 쓰는 콘셉트로 운영하는 인스타그램을 열어 MZ세대와 여심을 공략했다.

 

토리는 윤 총장을 ‘도리’라고 지칭하기도 했다. 윤 전 총장이 대선 출마 선언을 하면서 고개를 ‘도리도리’ 저어 별명이 ‘도리도리 윤’이 됐는데 이것을 ‘셀프 디스’로 응수한 것이다.

 

최재형 전 검사원장도 SNS에 파마하는 사진과 함께 “생전 처음으로 SNS 계정을 열었다. 낯설고 어색한데...어젯밤 아들에게 속성으로 배웠다”며 “정치는 메시지라고들 하던데, 앞으로 제가 가진 생각을 직접 국민께 말씀드리고 페친(페이스북 친구)분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수렴하겠다”고 하며 ‘페북오픈’, ‘난생처음’, ‘아들찬스’, ‘헤어스타일변신’ 등의 해시태그를 달았다. 기존의 딱딱한 인상을 벗어버리고 젊고 친근한 모습 구축하기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 경기신문 = 이지은 기자 ]

이지은 기자 jieun@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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